[그녀의 정원 Part 02] 총 세 장의 앨범으로 구성될 예정인 \'언노운드레스(Unknown Dress)\'의 두 번째 정원은 여러 영화의 명곡들을 클래식컬 하게 재해석한 공간인 듯합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Over the Rainbow\'나 \'유리의 성\'의 \'Try to Remember\' 그리고 \'러브 어페어\'의 \'Love Affair\' 등과 같은 인기 넘버를 무척이나 일관성 있고 또 우직하게 표현해 냈더군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바로 \'선곡\'에 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에 걸맞는 곡들을 철저하게 엄선한 덕분에 비슷한 패턴의 발
(2016/03/11 : CGV 판교) 아쉬운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연출의 개성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복수극에서 그치지 않고 마지막 지점에서 관객에게 좀 더 강렬한 충격을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 보였거든요. 하지만 강약 조절도 엉성하고 대사 배치도 조잡한 연출 덕분에 이것이 관객에게 제대로 가닿지 못하더군요. 특히 허망하게 마무리 짓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그녀의 과거 속에 담긴 좀 더 진중한 공포도,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저지른 복수의 동력도 모조리 관객에게 떠넘긴 채 끝내버리고
(2016/03/10 : CGV 판교) 실존 인물 \'조이 망가노\'와 그녀의 발명품인 \'미라클 몹\'이 이룬 성공을 각색한 \'데이빗 O. 러셀\'의 신작은 확실히 장황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건 아마 위아래로 요동치는 그녀의 인생 변곡점 모두를 담아내려 했던 과욕 때문일 테지요. 하지만 이런 장황함이 결코 불필요해 보이진 않습니다. 이 영화는 누군가에게 내재된 \'가능성\'이 일종의 \'기능성\' 혹은 \'상업성\'을 얻기 위해 어떠한 고초를 겪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데 그 목적이 있거든요. 이 이야기가 한 캐릭터의 내레이션을 통해 \'조이\'의 현재와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는 얼핏 보면 \'알코올중독자\'와 \'매춘부\'의 부박한 관계를 그린 얄팍한 이야기에 가까워 보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이 둘을 보며 부둥켜안은 채 나락으로 추락해 가는 이미지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고 마니까요. 하지만 이 관계는 절대로 그렇지 않지요. 둘에게는 서로에게 서로가 필요한 명확한 이유가 있으며 각자가 가진 \'그늘\' 때문에 결코 침몰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영화는 이 관계야말로 \'사랑\'의 감정이라 말하고 있는 거지요. 마치 피 대신 \'알코올\'이 몸에 흐를 것 같은 남자와 그를 위로하
(2016/03/05 : CGV 오리) 4월 개봉 예정인 \'오오네 히토시\' 감독의 \'바쿠만\'을 최근 진행되고 있는 \'J필름 페스티벌(JFF)\'을 통해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올해로 첫 발을 뗀 이 축제는 이미 수입된 일본 영화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같은 검증된 흥행작을 조금 더 집약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습니다. 아무래도 일본 영화는 국내 관객에겐 그리 인기가 없는 편인 터라 수입이 된다고 해도 상영관을 거의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거든요.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이 또 하나
[꽃] 2000년에 발매된 \'이소라\'의 네 번째 정규 앨범은 그녀의 여러 작품 중 대중적인 색채가 강렬한 쪽에 속하는 음반입니다. 그건 아마 \'사랑\'의 다양한 지점을 다루고 있는 그녀의 태도 때문일 테지요. 이 음반에는 \'이별\'의 심상뿐만이 아니라 감정이 \'발화\'되고, 발화된 감정이 \'지속\'되며, 지속되다간 \'탈진\'해 버리기도 하는 다양한 양상을 다루고 있거든요. 전체적으로 앨범의 분위기가 밝은 것 또한 사랑의 전반부까지도 포섭하는 앨범의 자세 때문일 테지요. 물론 이 앨범의 타이틀이자 그녀의 곡 중 가장 유명한 넘버 중 하나인 \'
(2016/03/05 : 메가박스 코엑스) 3월 10일 개봉 예정인 \'바박 나자피\' 감독의 \'런던 해즈 폴른\'을 시사회를 통해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는 재작년에 개봉한 \'백악관 최후의 날(Olympus has Fallen)\'의 뒤를 잇는 후속편 격에 속하는 작품이지요. \'제라드 버틀러\'와 \'모건 프리먼\' 그리고 \'아론 에크하트\'와 \'멜리사 레오\' 등이 그대로 출연을 감행했고 이야기 또한 전편 이후의 시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연결성은 전혀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라 굳이 전작을 찾아볼 필요는 없을 듯싶네요. (놀라
(2016/03/04 : CGV 판교) 외관만으로도 유사한 영화들이 자연스레 떠오를 테지요. 데미갓의 여정을 다뤘던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의 \'타이탄\'이라든가 화려한 의상을 관객에게 각인시켰던 \'타셈 싱\' 감독의 \'신들의 전쟁\' 같은 영화들이 말입니다. 실제로도 이 \'갓 오브 이집트\'는 이 두 작품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쨌든 이런 이야기들은 신과 인간이 공존해 살고 있는 세계관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신이 아닌 \'인간\'의 역할을 성찰한다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이 영화 또한 \'백\'과 \'호루스\'의 모험을 통해 신보
우리 시간으로 내일이면 미국 현지에선 영화인들의 축제 중 하나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거행됩니다. 올해로 88회를 맞는 이 행사는 영화를 만드는 쪽 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소비하는 쪽에게도 대단한 재미를 안겨 주지요. 저 또한 이맘때 즈음이면 지명된 작품을 한 편이라도 더 보기 위해 조금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그건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재밌게 이 행사를 즐기기 위한 방편인 면이 더 큽니다. (실제로 저는 시상식 이후로 개봉될 예정인 \'브루클린\'과 \'조이\' 그리고 2차 판권 시장으로 직행한
어제 드디어 아카데미를 거머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작품 중 하나는 바로 이 영화 \'제이. 에드가(J. Edgar)\'가 아닐까 합니다. 비교적 근작인데다가 심지어는 연출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 바로 그 \'클린트 이스트우드\'임에도 말이지요. 아마 그건 이 영화가 미국의 한 시대를 숙지하지 않으면 그리 큰 재미를 느낄 수 없는 무척 국지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로 인해 국내 극장가에도 소개될 수 없었던 걸 테고요. 하지만 현지에서도 그리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 했던
(2016/02/27 : CGV 오리) \'칸\'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정복한 \'사울의 아들(Son of Saul)\'은 홀로코스트를 가장 끔찍하게 재연해 놓은 영화로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비단 이 영화가 잔혹한 살풍경에 명확한 시선을 남기지 않는다 해도 말이지요. 실제로 영화는 주인공인 \'사울\'의 시계(視界)를 쫓으며 진행되는데, 그의 좁은 시야 이외의 상(像)은 죄다 초점이 흐릿한 형태로 관객에게 전달됩니다. 때로는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엄폐물인 그의 \'어깨\'나 \'등\'을 통해 가려지기도 하고요. (게다가 이 영화는 화면비가 4:
[데드풀(Deadpool) OST]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7~80년대의 레트로 팝을 재활용(?)하는 기술은 정말이지 날이 갈수록 능란해지는 것 같습니다. 재작년엔 아예 작정하고 70년대 인기곡을 극의 핵심 요소로 이용하기도 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인기를 끌기도 했고, 작년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가 \'K.C and the Sunshine Band\'나 \'Lynyrd Skynyrd\'의 유명 곡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효과를 보기도 했지요. 그리고 이런 유행은 올해도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마블(Marvel)\'의 히어로
(2016/02/26 : CGV 야탑) 영화를 보는 내내 실소가 터져 나오는 작품은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서사는 개연을 무시한 채 겅중겅중 걷고 있고, 그 탓인지 그 안에서 연기하고 있는 인물들의 대사와 표정은 줄곧 찌부러져 있기 일쑤입니다. (이 영화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설득\'보다는 \'침묵\'을 기조로 행동하는 듯 보입니다.) \'우주전쟁\'과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와 \'2012\' 그리고 \'컨테이젼\'과 \'인베이젼\' 심지어는 \'엔더스 게임\'에 이르기까지 각종 재난
(2016/02/25 : CGV 판교) \'이윤기\' 감독의 \'남과 여\'는 아마 쉬이 공감할 수 없는 감정을 다루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두 주인공의 관계는 소위 말하는 \'불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감정이 발화되는 과정 또한 정상적인 사랑의 수순에선 살짝 벗어나 있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프롤로그라고 해도 좋을 도입부 \'헬싱키\'에서의 일화는 잠시 잠깐의 \'일탈\' 딱 그 정도로 수준에 정체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후 두 캐릭터가 조금씩 적극성을 띄기 시작하면서 그 감정의 농도는 조금씩 짙어져 갑니다. 서로가 서
(2015/07/17 : CGV 부천) 3월 17일 개봉 예정인 \'이니시에이션 러브\'는 그들이 광고하고 있기도 하듯 무척 독특한 연출을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이 글은 작년 부천국제영화제 이후 남겨 두었던 메모를 일부 수정한 것으로, 제가 관람한 영화가 국내 개봉 판본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둡니다.] 이야기를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를 재생하듯 A면(A side)과 B면(B side)으로 분할해 놓은 점도 그렇고, 마치 일기가 기록되기라도 하는 양 내내 시간과 함께 구술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몇 가지 정보를 의도적으로
[Cheers to the Fall] 작년 연말 \'애플\'이 내놓은 감성 가득한 크리스마스 광고를 보며 가장 이색적이라 느꼈던 건 사과 마크가 달린 기계를 조작하는 \'스티비 원더\'의 모습이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가 소리의 도움을 받아 기계를 조정하고 이를 이용해 다시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은 확실히 \'애플\'이라는 기계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지요. 그리고 한편으로 또 한 가지 궁금했던 건 그와 짝이 되어 노래를 부르는 한 흑인 여가수의 존재에 대해서였습니다. 마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음색을 좀 더 묵직한 \'소울\'에
(2016/02/20 : CGV 야탑) 정말 영민한 영화입니다. \'픽사\'의 감성을 집어삼킨 이후 내놓고 있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날이 갈수록 진화를 거듭해 가고 있군요. 이번 이야기는 \'동물\'들이 잔뜩 등장하는 범죄 수사물입니다. 그들이 그간 거의 선택해 오지 않던 장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가상의 공간인 \'주토피아\'와 그 속에서 자신의 꿈을 주장하는 \'토끼\'를 앞세워 디즈니는 \'차별\'과 \'편견\'에 관한 끝내주는 우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정도 만듦새라면 \'어린이\'에게도 또 \'어른\'에게도 아주 명징한 교훈을 남길 수 있을 듯
(2016/02/20 : CGV 야탑) 이 영화가 어떤 작품을 참고했는지는 아마 누구나 손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겁니다. 여러 커플의 관계망을 통해 극의 골조를 구성하는 특유의 구조에서부터 그 사이에 부자(父子) 관계를 슬며시 밀어 넣는 세부적인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는 \'러브 액츄얼리\'의 아류작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니 말입니다. 다만 관계가 조금 덜 복잡하고 \'페이스북\'이라는 소재를 극을 관장하는 아이디어로 사용했다는 점 정도가 차별점이 될 수 있겠네요. 다행히 \'
(2016/02/18 : CGV 판교) \'이준익\' 감독의 \'동주\'는 \'윤동주\' 시인의 시상(詩想)을 극상(劇想)으로 전환한 무척이나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이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시인이 되고자 했던 그가 무슨 생각으로 어떤 시대를 어떻게 살다 갔는지 손에 잡힐 듯 이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그의 시를 병렬적으로 늘어놓고 그것이 쓰인 상황이나 감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거든요. 물론 이것은 철저하게 허구일 수밖에 없지요. 시가 시대순으로 늘어서 있지도 않을뿐더러, 이를 통해 누군가의 인생을 반추한다는 건 무척
(2016/02/17 : CGV 용산) 2월 24일 개봉 예정인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스포트라이트\'를 시사회를 통해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해마다 이 즈음이면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영화들이 경합하듯 앞다투어 극장에 걸리기 시작하는데, 이 \'스포트라이트\' 또한 \'작품상\'과 \'감독상\' 그리고 \'남우조연상\' 등 총 여섯 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직접 영화를 만나 보니 이 이야기에 돌아가야 할 가장 적합한 트로피는 \'각본상\'이지 않을까 싶더군요. 오리지널 원작이 참 드문 시대에 \'토마스 맥카시\'는 무
(2016/02/15 : CGV 왕십리) 2월 17일 개봉 예정인 \'데드풀(Deadpool)\'을 시사회를 통해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이미 전국적인 규모의 유료시사회가 진행되기도 했으니 어쩌면 조금 늦게 관람했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 같기도 하네요. 어떻게 이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안티 히어로가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할 수 있는지 줄곧 의아했는데, 실제로 접해 보니 그 이유만큼은 분명히 알 수 있겠더군요. 이 캐릭터를 이끄는 핵심 의지는 고리타분한 정의나 너저분한 평화가 아니거든요. 그가 복면을 뒤집어쓰게 된 이유 또한 정체를
\'오키다 슈이치\' 감독의 \'남극의 쉐프\'는 \'요리\'를 소재로 한 옴니버스 영화 같은 작품입니다. 일테면 배경이 \'남극\'인 \'심야식당\' 같은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지요. 물론 이 영화는 주제별로 극을 분할해 두지도 않았고, 각각에 이렇다 할 소제목을 배정한 건 더욱더 아닙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자면 \'닭새우\'라든지 \'주먹밥\' 아니면 \'라면\'과 같은 부제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그건 아마 이 영화가 남극에 고립된 채 탐사를 하는 \'남극원정대\'를 비추고 있음에도 천연덕스럽게 요리 이야기만 하고 있기 때문일
(2016/02/09 : CGV 오리) 2월 17일 개봉 예정인 \'톰 후퍼\' 감독의 \'대니쉬 걸\'을 CGV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매년 치러지고 있는 이 행사는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그리고 그중 이미 수입된 이야기들을 미리 접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의를 갖습니다. 아무래도 영화들을 미리 봐두면 이 시상식도 조금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으니까요. 설 연휴 장을 보고 나오던 길에 근처에서 기획전이 있단 걸 뒤늦게 알고 부랴부랴 취소표를 찾아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해야 했습니
(2016/02/06 : CGV 오리) \'조셀린 무어하우스\'의 \'드레스메이커\'는 시나리오의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로잘리 햄\'의 동명 소설을 읽어 보진 못했지만, 이 영화가 여러 지점에서 탄탄한 각색을 해냈다는 건 쉽게 알 수 있겠더군요. 무엇보다 \'과거\'를 바로 잡는 추적과 \'현재\'를 통과하는 복수 그리고 \'미래\'를 위로하는 의지, 이 모두를 한 캐릭터의 행동에 빼곡히 담아 두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황량한 호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주인공의 복수극은 섬뜩한 \'잔혹 드라마\'로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유쾌한
아마 이 영화가 후속을 기획할 수 있었던 건 기대 이상의 흥행을 일궈냈던 전작의 약진 덕분일 테지요. 실제로 \'제이슨 무어\'의 \'피치 퍼펙트(Pitch Perfect)\'는 수익 면에서도 그리고 비평 면에서도 알토란 같은 성과를 거둬들였으니까요. 그 때문인지 직접 출연하기도 한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메가폰을 건네 받은 이 영화 또한 전편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더군요. 비슷한 형태의 위기와 분열이 있고 이를 조화란 이름으로 헤쳐나갑니다. 이 사이에 \'우정\'이나 \'사랑\' 공식을 끼워 넣는 것 또한 완벽한 판박이고요. 하지만 \'아카
(2016/02/07 : CGV 오리) 분명 누군가에겐 지루한 영화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요란한 무협 영화를 기대하며 들어선 중장년층의 원성 섞인 한탄이 극장 곳곳에서 들려왔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무척 아름다운 영화일 수 있겠단 생각도 듭니다. 이건 무협 영화 이전에 인간의 \'감정\'을 다룬 이야기거든요. 영화 속 \'섭은낭\'의 스승은 그녀가 완벽한 무공을 갖췄지만 늘 연약한 감정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반복해 말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이 이야기가 추동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 또한 그 빈틈없는
이제 와서 또 2015년을 반추하는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작년에 받은 선물들에 대한 기록은 남겨둬야 할 거 같아 이렇게 또 과거를 뒤적이게 됐습니다. 실은 받을 때마다 해둔 개인적인 메모가 있었는데, 이걸 얼마 전 카페에서 도둑맞고 말았거든요. 정확히는 조그만 손가방을요. \'책\'이며 \'영화\'며 개인적인 단상도 잔뜩 들어있는 다이어리였는데, 뭔가 소중한 추억을 뺏긴 거 같아 억울하기도 하고 그걸 누군가가 읽을 걸 생각하니 창피하기도 하고 참 복잡한 심경입니다. 뭐, 상술이랄 수도 있죠. 그리고 제 물욕이 그 미끼를 또 문 셈
(2015/02/06 : CGV 판교) \'벨벳 골드 마인\'이나 \'아임 낫 데어\' 등 \'토드 헤인즈\'의 작품은 항상 인물을 설명하는데 세심한 공을 들여왔습니다. 그건 이번 작품인 \'캐롤\' 또한 마찬가지지요. 사실 이 영화는 \'캐롤\'이라는 극중 인물에 대해 설명하는 \'테레즈\'의 긴 이야기로 들리거든요. 어떤 면에선 이를 통해 \'테레즈\'가 스스로를 설득하거나 다짐하는 이야기로 느껴지기기도 하고요. 실제로 이 영화는 \'캐롤\'이라는 인물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 어떠한 제한을 받고 잠시 숙고한 후 결정을 하게 되기까지의 \'테레즈\'의 짧은 동선을
(2016/02/03 : CGV 판교) 무척 캐주얼한 영화입니다. 이야기와 연출 전체에서 엄청난 기시감이 느껴지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걸 만드는 쪽은 그런 게 뭐가 문제냐는 투로 일관합니다. \"\'흥행\'이 곧 \'완성도\'다.\"라고 말하는 듯한 영화의 뻔뻔스러운 태도는 오히려 어떠한 \'정공법\'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더군요. 뭐, 별다른 새로움이 없다는 점만 감안한다면, 명절에 모인 가족이 단란하게 즐길 영화로 분명 그리 나쁘진 않을 겁니다. 요소요소마다 \'코믹\' 터치로 마무리하고 있는 것 또한 이를 향한 노림수로 보이고요. 하지만 배우들
[Nine Track Mind] 그를 처음 알게 된 건 \'위즈 칼리파(Wiz Khalifa)\'와 함께 한 \'분노의 질주\' 사운드트랙 \'See You again\'에서였습니다. 이 노래는 시리즈에 영원한 작별을 고한 \'폴 워커\'의 추모곡으로도 유명했지요. 실제로 곡은 무려 12주간 빌보드 차트 정상을 점령하며 \'찰리 푸스\'란 이름을 대중에 각인시키는데 일조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 그는 모타운의 소울 가수 중 하나인 \'마빈 게이(Marvin Gaye)\'의 이름을 딴 곡을 들고 다시 대중 앞에 섭니다.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2016/02/01 : 메가박스 코엑스) 피 한 방울 떨어지지 않고 여자 치마 한 번 들추지 않는 \'소노 시온\'의 영화는 참으로 오랜만이지 싶습니다.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고요. 최근 개봉한 그의 신작 \'러브 앤 피스\'는 그 제목만큼이나 평화롭고 또 사랑스러운 기운으로 가득차 있더군요. 물론 B급 정서 또한 함께 동거하고 있으니, 감독 특유의 작품 세계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이번에도 호불호는 극명히 갈릴 것임에 분명합니다. 다행히 산만하고 요란한 연출이나 편집은 한층 누그러져 있어서 그의 작품 치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