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2 : CGV 오리) \'존 크로울리\' 감독의 \'브루클린\'은 무척 따뜻한 멜로 영화입니다. \'이민자\'의 삶을 다뤘지만 조금도 흉포한 발톱을 드러내지 않고, 포근하게 포용하는 시선만을 덧대고 있지요. 영화 속에 담긴 \'에일리스\'의 브루클린 적응기와 풋내 나는 사랑 완성기를 내내 미소를 지으며 볼 수 있는 것 또한 그녀가 줄곧 마음씨 좋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생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영화에서 그녀를 붙잡아두려 하거나 기만하려는 자들은 되레 \'아일랜드\' 쪽에 속해 있습니다. 초반
(2016/04/22 : CGV 야탑) \'존 힐코트\' 감독의 신작 \'트리플 9\'은 야심 가득한 범죄 스릴러입니다. 사실 캐스팅의 면면만 봐도 그 야심의 깊이가 어느 정도는 가늠이 될 정도지요. 이런 장르의 영화는 누가 누구의 편이며 누가 어떤 맘을 품고 있는지에 의해, 그러니까 \'방향\'을 통해 재미를 유도하기도 하고, 타격감과 박진감 가득한 다양한 형태의 액션을 빼곡히 첨삭해 관객의 흥분을 자아내는 일종의 \'속도\'를 통해 이목을 사로잡기도 합니다. 물론 어느 한 쪽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연출자는
(2015/10/07 : 영화의전당 중극장) 지난주 개봉한 \'크로닉\'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만나본 십여 편의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요즘 조금 정신이 없는 바람에 수입돼 극장에 걸린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뭐, 워낙 소규모로 개봉을 한 탓도 있고요. 영화제 당시 호스피스의 일상을 건조한 필체로 담아냈다는 시놉시스만으로도 호기심이 동했지만, 실은 멕시코의 \'미카엘 하네케\'라 불리는 \'미셸 프랑코\'의 신작이라는 점이 더욱 마음을 끌었습니다. 전 그의 전작인 \'애프터 루시아\'를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보았거든요.
[Discovery] 얼마 전 \'펀(Fun.)\'을 소개하면서 잠시 언급하기도 했으니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O)\'의 음반도 한 장 소개해 볼까 합니다. 전자 악기(Electric)를 이용한 가벼운 오케스트라(Light Orchestra)라는 팀 명에 어울리게 그들의 음악은 늘 소공연 같은 구성을 유지해 왔지요. 지나치게 웅대하지 않음에도 매력적인 멜로디로 마음을 뒤흔드는 그런 작은 공연 말입니다. 그 공연이 전자 악기로 구성되어 있음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테고요. 활동 기간 동안 무척 다작을 한 밴드임에도 불
(2016/04/17 : CGV 야탑) \'곽재용’ 감독의 신작 \'시간이탈자\'는 \'윤회 사상\'과 \'평행 이론\'을 바탕으로 구축한 세계관 속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의 장기라고도 할 수 있는 \'멜로\'의 정서를 요즘 유행하는 \'스릴러\'와 교접하는 선택을 하고 있기도 하지요. 과거와 현재의 조응을 통해 살인사건을 쫓는 구성 자체는 신선하지만 결국 지고지순한 사랑의 가치를 되짚는 서사 쪽은 역시나 구태의연한 면이 강합니다. 두 장르의 결합에서 오는 쾌감도 거의 없는 편이고요. 후반부로 갈수록 서사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2016/04/16 : CGV 판교) \'박흥식\' 감독은 이번에도 전작인 \'협녀, 칼의 기억\' 때와 마찬가지로 캐릭터의 감정을 붙드는 데 실패한 듯 보입니다. 드문드문 재기 넘치는 이야기가 숨어 있는, 그리고 그것이 잘 구현된 세트와 의상 속에서 꽃피고 있는 이 영화가 결국 관객을 설득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예산을 이용해 완성된 \'인어 공주\'나 \'사랑해, 말숙씨\' 등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살뜰히 살펴왔던 그는 이 두 근작에서 내내 자신의 개성을 상실한 듯합니다. 상상을 모두 구현할
(2016/04/13 : CGV 판교) \'정지우\' 감독의 \'4등\'은 뚜렷한 메시지를 전시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뭐랄까 찬이 완성된 후에야 그걸 담을 그릇을 찾기 시작한 듯 보이는 영화라고나 할까요. 그러니까 일종의 강렬한 목적성을 띄고 꾸려진 이야기라는 거지요. 단상에 올라서지 못해 모두가 주목하지 않는 4등이라는 숫자를 역으로 조명해 우리 \'가정\'의 세태를 점검하고, 결국 이를 통해 \'사회\'로에까지 의미를 확장시켜 갑니다. 인상적인 건 이 메시지를 도드라져 보이게 만들기 위해 조금도 서사 쪽을 희생하지 않는다는 점일
\'김기덕\' 감독의 이 영화를 처음 만난 건 이십 대 초입의 어느 허름한 극장에서였습니다. 지독하게 묘사된 한 남자의 \'집착\'을 본 후 혀를 내두르며 극장을 빠져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지요. 사실 저는 \'악어\'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같은 해 각각 인상적인 데뷔를 한 두 거장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김기덕\'도 그리고 \'홍상수\'도 이후 국제적인 명성을 탄탄히 쌓아 가게 되지만, 그마저도 내내 시큰둥한 입장이었고요. 주제도, 그 주제를 드러내는 방법도 여실히 다름에도 \'삶\' 자체를 과장하려 든다는 게 이들의 영화
위 영상은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전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의해 제작된 일종의 홍보 영상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연출 하에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나와 마치 연기하듯 대사를 읊조리죠. (아마 자막은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직전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런 홍보 영상으로 아무리 고무한다고 해도 우리 청년층의 투표율은 그럴싸한 상승 곡선을 만들어내질 못합니다. 실제로 자막이 달린 저 영상이 나돌았던 대선 당시에도 청년층의 투표율은 그리 높지 않았으니까요. 뭐, 여러 이유가 있겠
[Monologue] 간혹 자신의 감정을 그럴싸하게 대변하는 곡을 마주치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분명 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곡인데도 불구하고, 이 노랫말이 어느 날은 불현 듯 가슴을 후벼 파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이럴 땐 나도 모르게 \'홱\'하고 돌아보게 되더군요. 아마 그래서 이별을 경험한 연인들이 깨진 사랑에 대한 노래를 그렇게도 되새기며 자신의 슬픔을 과시하고 또 단련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제겐 최근 \'김동률\'의 \'Jump\'가 바로 그런 느낌을 줬던 곡이었습니다. 물론 \'이별\'의 정서를 담고 있는 노래는 아
(2016/04/09 : CGV 야탑) \'덱스터 플레처\' 감독의 \'독수리 에디\'는 실화의 편린을 잘 떼어내 매끄럽게 극화시킨 안정적인 만듦새의 영화입니다. 이야기를 즐기는 내내 개인적으로는 \'론 하워드\'의 연출이 끊임없이 떠오르더군요. 그러니까 대단한 개성으로 포장되어 있진 않지만, 오로지 서사의 전달 그 자체만큼은 훌륭하게 완수하고 있다는 거지요. 덕분에 관객은 실존 인물을 각색한 \'에디\'와 그의 \'비상\'을 지켜보며 올림픽의 정신인 \'도전\'과 \'노력\'의 가치를 새삼 재확인하게 됩니다. 가벼운 코미디로 외관을 치장하고 있기도 해서
(2016/04/03 : CGV 오리) 한때 \'찰리 카우프만\'이라는 수식어라면 이야기 자체에선 더 이상 의심을 거둬도 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기발한 독창성의 측면에서는 특히나 말입니다. \'존 말코비치 되기\'로 시작해 \'휴먼 네이쳐\'와 \'어댑테이션\'을 거쳐 \'이터널 선샤인\'까지 이어지는 그의 창작 라인은 확실히 대단한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스스로 연출까지 해냈던 \'시네도키, 뉴욕\' 이후 그는 꽤 오랫동안 새 이야기를 내놓지 못합니다. 왕성한 창작자의 걸음이 급작스레 멈추게 되는 건 크게 두 가지 이유 중 하나라 봐야
(2016/04/06 : CGV 판교) 아무래도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재생되는 영상에 이 작품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조명이 비치지 않는 곳에서 연기를 갈고닦으며 도약을 기약하는 이들에게도 다들 각자의 사연이나 꿈 따위의 것들이 있단 거지요. 아마 주연인 \'오달수\'는 이런 경험 자체를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이들에게 일종의 롤모델과 같은 인물이기도 할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장성필\'이 빛나는 연기력으로 무장한 캐릭터가 아니란 설정에도 십분
(2016/04/06 : CGV 판교) 2008년 개봉했던 \'클로버필드\'는 소비자 스스로가 흥행에 불을 지핀 작품이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제작사는 극도로 제한된 정보만을 교묘히 풀며 관객을 유린하는(?) 마케팅을 고수했고, 이 기법은 정말이지 제대로 맞아떨어집니다. 2007년 \'트랜스포머\' 개봉 시 처음 \'티저\'가 공개된 이후, 관객은 자발적으로 이 이야기의 실마리를 찾아 헤매고 다니며, 급기야는 직접 영상까지 만들어 홍보에 가담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일련의 행보 뒤에는 소위 \'떡밥\'의 제왕이라 불리는 \'J. J. 에이브
[Lukas Graham] \'덴마크\'에서만 지엽적으로 불던 바람이 결국 대규모 폭풍으로 몸집을 키워 전 세계를 영향권 아래 두기 시작했습니다. 영국 차트를 점령했단 소식을 들은 것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이미 빌보드 정상을 노려보는 위치에까지 접근했더군요. \'루카스 그레이엄\'은 마치 솔로 가수의 이름처럼 들리지만 실은 이 이름을 가진 프런트맨을 중심으로 뭉친 4인조 밴드입니다. 무려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자신들을 국외(?)에 소개하고 있는 이들의 자신감은 음반을 듣는 순간 전혀 근거 없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줍니다.
(2016/03/26 : CGV 오리) 코엔 형제의 각본가로서의 재능이 십분 발휘된 작품입니다. 모든 영화가 세트에서 완성되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 산업에 얽혀 있는 모든 자원이 제작사에 귀속되어 있던 1950년대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이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은 한 인물의 하루를 율동적인 톤으로 그려냅니다. 연출의 방향을 떠나서 이미 각본 단계에서 완성도가 결정됐다 느껴지는 작품들이 간혹 있는데, 제겐 \'코엔\' 형제의 영화들이 늘 그렇습니다. \'에디 매닉스(조슈 브롤린 분)\'를 중심으로 \'소동\' 정도 규모의 에피소드가 산발적으로
\'케이시 애플렉\', \'미쉘 모나한\', \'에드 해리스\' 주연의 2007년 영화 \'가라, 아이야, 가라(Gone Baby Gone)\'는 \'데니스 루헤인\'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사설탐정인 \'켄지\'와 \'제나로\'가 등장하는 일련의 시리즈는 그의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여러 이야기가 출간되어 있는데, 이 영화는 그중 네 번째 소설을 각색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재밌는 건 이 영화의 연출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인물입니다. 배우로서도 그리고 작가로서도 이미 완숙된 기량을 선보인 바 있는 \'벤 애플렉\'이 연출
[3.2] 저녁 약속을 마치고 탄천을 부러 빙 둘러 돌아오는 귀갓길에 \'십센치(10cm)\'의 신곡을 배경음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곤 이내 미친 사람처럼 낄낄거리고 말았네요. 그래요! 다들 꽃이 흐드러지고 그에 발맞춰 사랑도 꽃 피는 \'봄\'을 예찬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 그런 꼬락서니에 조소를 날리는 이런 시니컬한 노래도 한 곡쯤은 있어야지요. 지는 꽃을 보며 너희들도 떨어져 버리라고 구시렁거리고, 몽땅 망해버리라며 몽니를 부리기까지 하는 이 노랫말이 저는 왠지 모르게 귀엽게만 느껴지더군요. 역시 그들의 곡은 필사적으로 야한척하려는
(2016/03/20 : CGV 오리) \'무스탕 : 랄리의 여름\'은 올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에서 \'사울의 아들\'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겨룬 작품입니다. 두 영화는 생각보다 많은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는데, 우선 각 연출자의 첫 장편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같습니다. 둘 모두 작은 단편을 하나씩 선행했다는 점까지도 유사하더군요. 그리고 폐쇄된 공간을 극의 주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엇비슷합니다. 물론 강도가 센 쪽은 압도적으로 \'사울의 아들\' 쪽일 테지만요. 마지막으로는 주인공이 사회적 혹은 문화적 시스템에 억눌린
[Facing Future] 작년에 직장 동기의 결혼식 사회를 한 차례 보았는데, 신혼여행을 다녀온 녀석이 그 답례로 건네 온 음반입니다. \'아마존\'에서도 버젓이 팔고 있는 물건을 \'하와이\'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산물이라며 너스레를 떨어 대는 모습을 보며 역시 이 녀석은 예사스러운 놈은 아니란 걸 새삼 깨달을 수 있었지요. 뭐, 어차피 결혼식 사회도 실수 연발에 엉망이었으니 내심 이걸로 서로 주고받은 셈 치자 생각하기도 했고요. (회사 사람들이 잔뜩 와 있으니 꽤 자주 본 사회임에도 무척 떨리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영.......
(2016/03/27 : CGV 오리) 일본은 작가주의를 겸비한 차세대 감독이 끊임없이 등단하고 있단 느낌입니다. 자국 내의 영화 산업 자체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자평도 어쩌면 엄살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마저 드네요. 천만 명이나 관람한 작품이 한 해에도 여러 편 나올 정도로 시장은 팽창하고 있지만, 마치 규격에 맞춘 듯한 공산품만 남발하고 있는 국내 여건과는 어째 정반대인 듯해 묘한 씁쓸함이 남기도 합니다. \'오미보(呉美保)\'는 이 작품 \'너는 착한 아이\'를 통해 처음 국내에 소개되는 연출자로, 친숙한 규격의 이름에
(2016/02/13 : CGV 강변) 4월 7일 개봉 예정인 \'제이 로치\' 감독의 \'트럼보\'를 2월에 기획된 \'CGV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의 주연인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덕분이었지요. \'로마의 휴일\'과 \'브레이브 원\'의 원작자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실존인물 \'달톤 트럼보\'의 일화를 그린 이 영화는 그가 왜 11개나 되는 가명 뒤에 숨어야 했는지를 차분히 그려내는데 주력합니다. 이렇다할 개성이 느껴지진 않지만, 어디 하나 모난 구석 없는 안정적인 연
(2016/03/24 : CGV 판교) 올 상반기에는 영웅과 영웅이 격돌하는 서사가 모두 두 차례 마련되어 있지요. \'마블\'과 \'DC\'라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생관계에 있기도 한 두 원작사의 정면충돌인 것만 같아 개인적으로는 무척 즐거운 맘으로 고대해 왔습니다. 실제로 각 원작은 앞으로 시리즈가 확장되어 가는 데 있어 양쪽 모두에게 상당히 중요한 국면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먼저 선을 보인 건 \'잭 스나이더\'를 앞세운 \'워너브라더스\' 쪽입니다. 이 전면전에 사활을 기해야 하는 쪽이 선제공격에 나섰다 볼 수 있겠
(2016/03/23 : CGV 판교) 딱 예상대로의 영화입니다. 이젠 이미지 변신을 포기한 게 아닐까 싶은 \'잭 에프론\'과 코미디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는 \'로버트 드 니로\'가 이 난장판에서 혈연관계로 만났으니 사실 이야기의 방향이나 구도는 그 순간 이미 결정됐다고 봐야 할 테지요. 마치 모든 목적이 \'섹스\'에 결집돼 있는 듯 보이는 이 영감님의 교육을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이 영화의 재미는 제법 크게 갈릴 듯싶습니다. 물론 미국 정서 가득한 \'화장실 코미디\'에 얼마나 면역이 있느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될 것 같고요.
1. 한 열 번쯤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영화를 예매했다가 취소한 회수가 말입니다. 감정적으로 가라앉는 일이 좀 있어서인지 컴컴한 극장에 들어가는 일이 요즘엔 영 내키지 않더라고요. 실은 극장가 자체가 워낙 마땅한 영화가 없는 비성수기인 탓도 있었지만요. \'마음을 확 사로잡는 작품이 있었다면, 이 같잖은 슬럼프도 눈치챌 새 없이 지나갔을 텐데!\'라며 애꿎은 데 화를 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덕분에 매년 찾던 \'마리끌레르 영화제\'도 올해는 팸플릿만 구경하다 나왔네요. 이걸로 \'해안가로의 여행\'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두 번이나 제
[Some Nights] \'펀\'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Some Nights\'는 \'밴드\'의 유명세를 만들어 준, 그리고 \'네이트 루스\'의 입지를 다져 준 음반이라 평하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 모두는 드라마 \'글리(Glee)\'의 삽입곡과 슈퍼볼 \'쉐보레\' 광고 음악으로 사용된 \'We are Young\', 이 단 한 곡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보아야 할 테지요. 사실 첫 음반인 \'Aim and Ignite\'에도 그들의 재기는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선 더욱 대중적인 색채가 가미되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두 번
(2016/03/12 : CGV 오리) \'하나부사 츠토무\' 감독의 \'히로인 실격\'은 원작이 만화인 작품답게 다양한 과장의 기법들을 그대로 연출에 도입한 영화입니다. \'히로인\' 혹은 \'엑스트라\'라고 일일이 머리 위에 표식을 매달기도 하고, 이것이 부서져 인물에게 직접 쏟아지기도 합니다. 삭발을 하고 등장한 여주인공에겐 어느샌가 치렁치렁한 머리가 돋아나 있기도 하지요. 아마 원작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이 영화의 어떤 지점이 \'만화\'의 것을 그대로 도용한 것인지는 누구나 손쉽게 짐작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사실 원작 자체가 다른 순정만화
(2015/10/05 : 센텀시티 소향씨어터) 3월 24일 개봉 예정인 \'최정열\' 감독의 \'글로리데이\'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유일한 한국 영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국내 영화는 스케줄에 되도록 한 편만 안배하곤 합니다.) 이렇다 할 큰일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개봉 수순을 밟을 이야기들인지라 우리 영화는 예매 전쟁이 그리 치열한 편이 아니지요. 하지만 이 작품은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실 치열한 예매보다 더욱 놀라웠던 건 관람을 하기 위해 들어선 곳에서 만난 여학생들의 어마어마한 인파였습니다. 이건 그간 영화제
(2015/10/08 : 영화의전당 중극장) 3월 10일 개봉된 \'지아장커\'의 신작 \'산하고인\'을 작년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뒤늦게 마치 보고하듯 글을 시작하려니 조금 겸연쩍은 기분도 드는군요.) 쉽게 이해되지 않던 \'산하고인\'이라는 제목은 \'산이 사라지고 강이 말라도 너에 대한 내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장엄한 감정적 메시지를 담고 있더군요.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그간 그의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주지돼 왔던 중국의 근대화와 그로 인한 개인과 사회의 고민을 \'멜로\'의 형태로
(2016/03/03 : 메가박스 코엑스) 3월 17일 개봉 예정인 \'자비에 지아놀리\' 감독의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을 시사회를 통해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시놉시스나 예고편에서 풍기는 건 우스꽝스러운 코미디의 풍취지만 실상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 이야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비극\'에 가닿아 있단 걸 알게 됩니다. 물론 웃음을 변주하는 \'코미디\' 또한 여러 번 비틀어 전달하는 \'블랙코미디\' 쪽에 가깝고요. 실제로 \'마가렛트\' 여사의 노래를 들으며 관객이 웃음을 참을 땐 이것이 익살스러운 코미디로 다가왔지만, 조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