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5 : CGV 판교) 결국 뚜껑을 열어 보니 원작의 무거운 서사는 죄다 간소화한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 놓았더군요. 이 영화는 \'장애인\'과 \'존엄사\'에 관한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조금 다른 형태의 \'신데렐라\' 스토리 같거든요. 사실 원작자인 \'조조 모예스\'가 그리고 이 영화의 연출자인 \'테아 샤록\'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런 방향으로 이야기가 완성될 거라 추측하긴 했지만, 남성 측의 고민을 이 정도로 뭉뚱그려놨을 줄은 예상치 못했네요. 결국 영화를
(2016/06/03 : CGV 판교) \'박찬욱\' 감독의 이번 신작을 보며 관객은 기대했던 부분을 해갈하기도 하고 혹은 못내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기도 할 듯합니다. 그건 아무래도 그의 이야기의 어떤 측면을 아껴왔느냐에 따라 갈릴 듯싶네요. \'사라 워터스\'의 원작 \'핑거 스미스\'를 골조로 선택한 덕분에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구조가 탄탄하고, 이를 변용한 아이디어는 그 구조에 탐미적인 외관과 기능적인 뇌관을 덧씌웁니다. 어떠한 조건 속에서도 \'재밌는\' 이야기 하나만큼은 충실하게 지켜내던 그의 능력이 이번 작품에서도 건재한
(2016/05/28 : CGV 오리) 날카로운 영민함으로 무장한 \'셜록 홈즈\'를 기대해선 곤란합니다. 이건 생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기억과 사투하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인이 주인공인 영화거든요. 게다가 그는 기억의 손상만이 아닌 거동의 불편함과도 다투고 있습니다. 그러니 느릿느릿 무거운 걸음을 딛는, 또 더듬더듬 기억을 뒤지는 늙은 \'셜록 홈즈\'의 모습을 관객은 감내해야만 한단 거지요. 게다가 영화 속 주인공은 원작이 간직하고 있는 정형적인 캐릭터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니, 이 이야기를 오롯이 팬들을 위한
[2016 월간 윤종신 5월호] \'윤종신\'의 꾸준함이나 성실함은 이제 이 공간에서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월간 윤종신\'에 관한 글을 쓸 때마다 늘 주절거려 왔으니까요. 본인이 직접 부른 3월의 \'Old School\'과 4월의 \'Billy\'가 비슷한 정서를 반복하는 것만 같아 아쉬움이 컸는데, 아이돌인 \'켄\'의 목소리를 빌린 이번 5월 곡은 이를 만회하고 남을 정도로 좋더군요. 무엇보다 조금 유치하면서도 \'연애\'라는 감정의 포근함이나 안정감을 잘 살려낸 가사가 무척이나 맘에 듭니다. 시간에
(2016/05/28 : CGV 판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러닝타임 내내 이리 쓸리고 저리 치이고 감정적으로 적이 고전하다 나왔단 느낌입니다. 물론 좋은 의미로 말이지요. \'웃음\'과 \'감동\'을 따로 운용하지 않고 동시에 적용하려 드는 \'하네스 홀름\'의 연출 덕분에 관객 모두가 웃고 있을 때 울컥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이 찡한 감정을 체험하고 있을 때 남몰래 킥킥거리기도 하는 묘한 경험을 할 수 있었네요. 요즘은 이럴 때 보통 \'웃프다\'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도대체 얼마나 각색이 더해진 건
1. 회사에서 연간 계획으로 매년 진행되는 \'글로벌 테마 연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걸로 공식적인 10박 11일의 휴일에다 노잣돈까지 받아 교육형(?)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네요. 때 되면 돌아오는 기회라지만 아직 다녀오지 못한 위 직급도 많은 터라 내심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은 저는 되도 그만 안돼도 그만이었거든요. 여행에 별다른 애정이 없으니까요. 함께 떠나자는 동기가 있어 일단 신청을 하긴 했는데, 그 녀석은 보기 좋게 떨어지고 말았죠. 저렇게 긴 휴가를 내고 따라나설 이가 없
(2016/05/26 : CGV 판교) 예고편에서 \'꽃보다 남자\' 풍의 청춘 로맨스 기운이 너무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는 바람에 흥미가 생기지 않았는데, 재밌게도 이 영화가 극장가에서 흥행 역주를 하고 있더군요. 초라한 퐁당퐁당 상영으로 시작해 어느새 본격적으로 상영관을 차지하고 눌러앉는 수준에까지 도달했으니 말입니다. 당연히 관객 동원도 충실히 해내고 있었고요. 부원들과 외부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본사로 돌아오던 중, \"퇴근시간이 가까웠으니 여기서 해산하라.\"는 부장님의 명령(?)에 곧바로 시간에 맞는 영화를 검색하기 시작했
(2016/05/20 : CGV 판교) \'존 카니\' 감독은 이번에도 음악을 이용해 누군가의 인생을 극화(劇化)하려는 시도를 해냈더군요. 네, 그의 신작인 \'싱 스트리트\' 이야깁니다. \'원스\'로 시작해 \'비긴 어게인\'을 거쳐 이 영화에 이르기까지, 이만하면 한 장르에 매몰된 게 아닐까 싶은 인상을 줄만도 한데, 결국엔 매번 다른 정서를 자아내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그는 이 계통에 강점을 가진 기술자임엔 분명한 모양입니다. 이번 신작이 특히나 더 차별적으로 느껴지는 건, 공간만이 아닌 \'시간\' 또한 조정해 냈기 때문
[By the Way]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아카이브에서 가장 높은 완성도를 지닌 앨범을 선택하라면 많은 이들이 \'Stadium Arcadium\'을 뽑아 들 테지만, 개인적인 선호에 최적화되어 있는 음반은 바로 이 \'By the Way\'라 말하고 싶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무척이나 격정적으로 소비하던 대학 시절,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음악은 그 스펙트럼의 한 컬러를 전담해주던 고마운 밴드였지요. 이미 베스트 음반을 내놓을 정도의 경력을 쌓은 그룹인 그들을 저는 이 음반으로 처음 만났고, 이
[나카자와 히나코(中澤日菜子)] 참 오랜만에 \'책\'에 관한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간 책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포스팅을 남기지 않은 건 아니고요. 아무래도 새 에디터로 전환한 후 편집 방향을 모색하던 뒷걸음질이 지금에 도달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저는 서평이 조금 어렵기도 합니다. 그건 제가 글을 쓰는 방식이 서사의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지 않는 형태에 인접해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소설에 관한 리뷰는 잔뜩 에둘러서 글을 써놓고 보면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직접 읽어봐도 갸우뚱 할 때가 많거든요. 그럼에도 재밌는 소설을 읽
(2016/05/23 : CGV 왕십리) 5월 25일 개봉 예정인 \'엑스맨 : 아포칼립스\'를 시사회에 초대 받아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여러 면에서 미려한 완결편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브라이언 싱어\'의 입김이 들어간 새 삼부작은 완성됐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기존에 쌓아둔 서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이를 이용해 주제의식을 명확하게 전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지요. 캐릭터의 능력이나 성정을 통해 서사를 조립하는 예의 기술 또한 여전하고요. 아마 기존 두 작품인
1. 국내 영화로는 장편 세 편과 단편 한 편이 출품된 칸 영화제가 어제 새벽 수상 결과를 발표하며 십이일 간의 일정을 매조지었습니다. 단순히 \'박찬욱\' 감독의 수상 여부 때문이 아니라도, 올해는 많은 거장들의 작품이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기사를 읽기도 하고 영화의 평점을 찾아보기도 하며 내내 시상식을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쉬가르 파라디\'와 \'안드레아 아놀드\' 그리고 \'폴 버호벤\'의 향방에 주목한 채 말이죠. 실제로 수상 이력에 따라올 10월에 개최될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여
(2016/05/21 : CGV 판교) \'창감독\'의 \'계춘할망\'은 많은 이의 예상대로 한국형 신파의 레일 위를 묵묵히 달리는 작품입니다. 웃음을 변주할만한 에피소드를 산발적으로 늘어놓다가, 종국에 가서야 감동의 눈물을 쏙 빼놓는 특유의 리듬을 한시도 놓치지 않지요. 아마 관객은 제법 웃고 또 꽤나 울게 될 것임에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소재가 \'할머니\'라는 점은 보편적인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기도 하니까요. 저 역시 몇 장면에서는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끊임없이 떠올리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완성도가 높은
(2016/05/21 : CGV 오리) 일본 영화에는 \'슬로우 라이프 무비\'라 명명된 장르가 있습니다. 일상을 관조하는 듯한 자세로 느리게 담아낸 \'카모메 식당\'이나 \'도쿄 오아시스\' 같은 작품들이 여기에 속하지요. 이 장르를 개척한 건 아무래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라 봐야 할 테지만, 사실 이런 느린 일상성은 일본 영화가 갖고 있는 특유의 유전자라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다만 언급한 작품들은 이런 성향에 좀 더 과장된 악센트를 찍어 놓은 셈인 거지요. 이미 \'해피 해피 브레드\'와 \'해피 해피 와이너리\'로
정말 재밌게 봤던 미국 드라마 \'뉴스룸\'의 세 번째 에피소드는 2004년 부시 행정부 대테러위원회의 전 수장인 \'리차드 클라크\'의 청문회 발언으로 시작됩니다. 9.11이란 재난을 예방하지 못한 정부의 테러 대응의 실패를 인정하고, 이에 관해 솔직한 사과를 남기는 장면이죠. 그리고 앵커인 \'윌 맥어보이\'는 이 영상을 보여주며 미국이 사랑했던 순간이라 일컫습니다. 물론 이후 그가 늘어놓는 \'언론\'의 자성은 다소 낯 뜨겁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어마어마한 대사량에 과연 \'아론 소킨\'이구나 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2016/05/14 : CGV 압구정) \'서은영\' 감독의 \'초인(超人)\'은 그 제목에 걸맞게 성숙한 자아를 찾아 헤매는 일종의 성장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각자의 번뇌로 고민하는 두 청춘이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으며 가까워져 가는 과정을 그린 청춘 연애물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영화는 같은 듯 다른 두 장르의 중간 지점에 머무르며 두 인물의 감정과 성장을 천천히 다독여 냅니다. 청춘 영화 특유의 낯간지러운 면면이 돌출되지 않고, 성장 영화 특유의 관조하는 듯한 태도 또한 보이지 않습니다. 그 덕분에
\'매튜 본\'은 \'퍼스트 클래스\'로 새로운 \'엑스맨\' 시리즈의 포문을 활짝 열어젖혔습니다. \'브렛 래트너\'의 \'최후의 전쟁\'으로 종언을 맞이한 시리즈를 완벽하게 부활시킨 셈이었지요. 하지만 이건 기존 시리즈와 별개의 시간을 다루는 일종의 리부트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전 삼부작과 중첩해 등장하는 인물은 잠시 카메오로 가담했던 \'휴 잭맨\'뿐이었으니까요. \'매튜 본\'이 계획하고, 시리즈의 아버지 격인 \'브라이언 싱어\'에 의해 완성된 후속작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퍼스트 클래스\'가 하지
(2016/05/15 : CGV 판교) 인기와 관심이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오히려 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꾸역꾸역 완주는 하려는 모양입니다. 사실 이 시리즈의 위상이 어떠한 지는 장황하게 변해버린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지요. \'다이버전트 시리즈\'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 만큼 \'인서전트\' 이후 이 이야기의 팬은 급속도로 이탈하고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역시 마지막 작품인 \'얼리전트\'를 유행에 편승해 두 편으로 쪼개고자 한 건 무모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점점 더 매력을 잃어가는 이번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왠지 되
(2016/05/12 : CGV 야탑) 썩 괜찮은 형태의 끝인사를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엽기적인 그녀\'의 후속편을 기대하는 이는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우누리\' 시절의 이야기를 각색해 완성한 이 영화는 더 이상 소재를 풀어낼 연료가 남지 않았지요.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곽재용\' 감독이 \'전지현\'을 비슷한 이미지로 다시 소환해 연출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이 시리즈의 정식 후속편인 셈 치고 있습니다. 누가 뭐래도 이 영화는 비슷한 구도의 시리즈를 기대하던 관객을 위한 일종의 \'선물\' 같은
(2016/05/07 : KBS1 독립영화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또한 \'전주국제영화제\' 특집으로 \'독립영화관\'이 꾸려졌습니다. 이번에는 장편이 아닌 영화제 때 상영된 세 편의 단편을 묶어 방영하는 선택을 했더군요. 이중 많은 이들에게 익숙했던 작품은 아무래도 마지막에 배치된 \'12번째 보조사제\'가 아닐까 합니다. 작년에 개봉해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며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검은 사제들\'의 기초가 된 작품이니까요. (물론 흥행의 절반 이상은 수단을 입은 채 미려한 자태를 뽐내던 ‘강동원’의 덕이라 봐야 할 테지만요
(2016/05/11 : CGV 판교) 결코 친절한 영화는 아닙니다. 물론 많은 이들의 평대로 흥미롭지 않은 영화 또한 절대 아니고요. 그건 \'곡성\'이 본편 속 대사와는 달리 끊임없이 관객을 현혹하려 드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되도록 모든 정보를 차단한 채 영화가 시키는 대로 적극적으로 흔들리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야기에 휩쓸려 이리 쓸리고 저리 치이다 보면 팽팽한 긴장감을 한껏 즐길 수 있을 테니까요.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진 최대의 미덕임엔 의견이 없을 듯하거든요. 물론 그러다 보면 어떠한 결말에 또한 안착할 수
(2016/05/08 : CGV 오리) \'앤드류 헤이\' 감독의 \'45년 후\'는 이야기의 구조나 소재에서 별다른 새로움이 느껴지는 작품은 분명 아닙니다. 두 주인공은 45년간 함께 시간을 보내온 부부고, 그들은 이 기간을 기념하는 행사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영화는 그저 이 행사가 속한 한 주를 근거리에서 관찰하듯 지켜볼 뿐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이 행사 이외에도 또 한 가지 사건의 영향 아래 놓여있지요. 그건 이들이 만나기 전에 발생했던 사건입니다. 결국 영화는 이 사건 때문에 퇴색되어 가는 45년간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합
(2016/05/06 : CGV 판교) 주인공의 이름이 \'홍길동\'이고 그가 소속되어 있는 단체가 \'활빈당\'이지만 이 고전 설화의 모티프를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진 않습니다. 오히려 느와르의 영향을 한껏 받은듯한 개성 가득한 소재들을 잔뜩 버무려낸 쪽에 가깝다 볼 수 있을 테지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채근하는 동력은 \'복수\'이며, 그는 그리 대단한 \'의협심\'을 품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저 홀로 움직이는 개인주의 성향 강한 늑대이자 우정이나 사랑을 같잖게 여기는 다크 히어로에 불과합니다. 영화는 그런 그의 과거를 추적하
(2016/05/05 : CGV 오리) 예고만으로도 호기심과 궁금증을 잔뜩 자극했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태양 아래\'를 휴일에 만나보고 왔습니다. 몇 번 기회를 놓쳤더니 그새 상영관이 거의 전멸해버리고 말았더군요. 아마 별다른 반전이 없다면 제가 극장 문을 닫고 나온 지금의 상황이 크게 변하진 않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나는 어린이날에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를 선택했구나.\'라며 내심 킥킥거리기도 했지요. 어쨌든 가까스로 접한 영화는 기대만큼 대단하지는 않았습니다. 북한의 사회상이 실감 날 정도로 적나라하게
(2016/05/02 : CGV 압구정) 5월 12일 개봉 예정인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의 \'클랜(The Clan)\'을 시사회에 초대받아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감독 본인이 직접 참석하기도 하는, 그리고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 프로그램이 곁들여진 행사였지만, 개인적인 성향 상 이번에도 영화만 보고 극장을 빠져나왔네요. (이런 성향에 대해선 언젠가 한 번쯤은 변명할 자리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어쨌든 이 영화는 올 \'전주국제영화제\' 출품작으로, 출품 직후 곧바로 개봉에 돌입하는 셈입니다. 이건 영화 자체에 대한 수
(2016/04/30 : KBS1 독립영화관) 지난 주말 저녁 오랜만에 느긋하게 TV 앞에 앉았습니다.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의 이 영화 \'시스터\'를 보기 위함이었지요. KBS1 채널의 독립영화관에서 \'전주국제영화제 기획\'이란 타이틀로 이 영화 \'시스터\'를 골랐더군요. (이 영화는 1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었습니다.) 팝콘까지 튀겨다 놓고 내 방 소파에 거만하게 앉아 영화 시작 전 하는 다큐멘터리 끝부분을 보며 이전에 남겼던 평을 뒤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이렇게 예전에 썼던 글을 읽으면 감회가 새롭거든요.
[Beautiful Lies] 올 7월 22일부터 사흘에 걸쳐 펼쳐질 지산 페스티벌을 통해 첫 내한을 확정 지은 \'버디(Birdy)\'의 새 앨범 \'Beautiful Lies\'는 전작의 궤도를 크게 이탈하는 작품은 분명 아닙니다. 셀프 타이틀 앨범이었던 첫 음반은 여러 곡을 재해석한 리메이크 모음집이었지만, 이때부터 그녀는 이미 자신의 색채를 확고하게 주장하고 있었으니까요. 물론 두 번째 작품인 \'Fire Within\'부터 자신의 서사까지 이 색채에 가미하기 시작했고요. 이번 작품 또한 그 음울한 서정성에서 크게 제기지 않
(2016/04/30 : CGV 오리) \'아쿠네 토모아키\' 감독의 \'하나와 미소시루\'는 동명의 실화 에세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이 책이 일본 현지에선 꽤나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담고 있는 이야기도 암 환자와 그의 가족들을 비추는 몇 소재에서 크게 벗어나는 법 없이 익숙한 편이고, 이를 담담히 엮어낸 연출 연식 무던한 쪽에 가까워서 극적 재미는 취약하다 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힘든 과정을 그리고 있음에도 매번 코믹 터치로 서사를 마무리 짓고 있기 때문에 관객을 심적으로 힘들게 해 오지는 않
(2016/04/23 : 롯데시네마 성남) 작년부터 시작된 명작 재개봉 바람은 올해도 꾸준히 이어질 모양입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이터널 선샤인\'에서부터 \'무간도\', \'쇼생크 탈출\' 그리고 \'인생은 아름다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또다시 관객의 품에 안겨오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들이 많은 상영관을 점유하지 못하는 건 분명 아쉬운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련의 유행만큼은 상당히 바람직한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당대를 풍미한 몇 작품이 시대를 뚫고 다시 극장에 걸리는 풍광은 과거를 간직하고 있는 팬에게도 그리고
(2016/04/27 : CGV 판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커다란 이벤트인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개봉일에 만나보고 왔습니다. 이미 \'윈터 솔져\'를 영악한 만듦새로 완성했던 \'루소\' 형제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 능력을 여실히 발휘하고 있더군요. \'퍼스트 어벤져\'에서부터 \'아이언맨\' 그리고 두 편의 \'어벤져스\'에 이르기까지 기존에 쌓아놓은 여러 서사를 적절히 이용해 내전에 설득력을 더하고, 타이트한 간격에서 치고받는 캐릭터의 충돌을 통해 그 감정의 결을 시각화합니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실은 조금 다른 형태의 \'일상\' 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파트에 관련된 문장이 조금 장황해지는 바람에 따로 포스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뭐,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파워블로그\'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해서요. 작년 우연찮게 저 칭호를 달게 되었을 때의 첫 느낌은 \"내가 왜?\"였습니다. 겸손이 아니고 정말로 저런 느낌이었죠. 제 블로그는 안정화되어 있는 다른 곳에 비해 방문자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고, 별다른 꾸밈조차 없는, 속된 말로 글만 들입다 써놓은 공간이었으니까요. 때문에 그 결과를 받아들고 한편으로
[Brown Eyes] 2001년 마치 단편 드라마처럼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게 유행했던 시절, \'이범수\'와 \'김현주\' 그리고 \'장첸\'이 출연한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년\'은 다른 유사품과는 다르게 시각보다는 오히려 청각 쪽을 매료시켰습니다. 그룹 \'팀\'의 멤버이자 \'디바\'와 \'룰라\' 그리고 \'정지우\' 등에게 곡을 제공할 정도로 이미 완성도 높은 작곡 능력을 갖추고 있던 \'윤건\'과 매력적인 목소리로 \'앤섬\'의 리드 보컬을 담당하고 있던 \'나얼\'의 만남은 일견 패잔병 간의 결탁으로 보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