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패트릭 샌리\'의 \'다우트\'는 브로드웨이에서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했던 연극 각본을 감독 본인이 직접 스크린으로 이설해 낸 작품입니다. 뉴욕 브롱크스의 한 교구 학교를 배경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신부와 수녀, 그리고 이들에게 휘말려드는 다른 이들의 관계망을 보여주며 \'의심\'이라는 소재를 밀도 높게 서술해 가지요. (이 연극은 \'김혜자\'를 주연으로 해 국내 무대에서도 상연된 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극을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추상적이거나 은유로 치장된 대사가 많고, 촬영이나 연출 또한 극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1. 올해도 어김없이 \'부천\'은 영화제의 문을 열어 관객에게 유혹의 손짓을 보내옵니다. 저 역시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자리 잡은 영화제인지라 기꺼운 맘으로 이 전쟁에 뛰어들 수 있었죠. (요즘은 \'성남\' 영화제가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스무 돌을 맞은 올해의 프로그램은 군침이 도는 이야기가 정말이지 많았거든요. 다행히 노리고 있던 녀석들을 여유롭게 장바구니에 담고, 또 결제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짓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기는 것 같네요. 자, 잡설은 이쯤 해두고
(2016/07/15 : CGV 판교)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매우 완성도 높은 재난 블록버스터입니다. 한국형 재난 영화의 관습에 발목을 붙잡히지도 않고, 블록버스터의 품격 또한 놓치지 않습니다. 이것이 과연 \'돼지의 왕\'이나 \'사이비\' 같은 강렬한 주제의식의 저예산 애니메이션만 만들어 왔던 이의 작품인가 하는 의구심이 피어날 정도지요. 한편으로는 과연 이야기꾼에게 자본을 쥐여 주니 이런 영화로 보답하는구나 하는 경탄이 생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각본이 견고하게 꾸려져 있고, 좀비가 창궐하는 재해 속에 사회적
(2016/07/14 : CGV 야탑) 요즘엔 뭐랄까 쓸만한 \'기획\'을 연출이나 각본이 지탱해주지 못하는 케이스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그건 많은 이유가 있을 테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본\'에 의해 영화가 휘둘리고 있는 탓이 가장 큰 듯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기획\'이 투자자들을 모으는 단계까지 완성해 놓으면, 그 이후부터는 돈의 입김에 의해 영화를 완성하는 다른 요소들이 이리 쓸리기도 하고 저리 치이기도 한다는 거지요. 결국 그 과정을 겪고 나면 필연적으로 조악해진 완성도만이 덩그러니 남게 되고요. 얼마 전 본
1. 조금 전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을 목격하고(?) 왔습니다. 재능 넘치던 이 이야기꾼에게 거대 자본을 쥐여주니 이렇게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 내 버리는군요. 왜 \'칸\'에서 기립 박수가 터졌는지, 그 기립박수가 관습적인 일이라 해도, 왜 우레와 같은 그 갈채가 그렇게 오랜 시간 이어질 수 있었는지 이젠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자, 영화에 관한 이야기는 관련 포스팅을 통해 좀 더 진득하게 하도록 하죠. 아무래도 늘어놓을 넋두리가 제법 다양할 것 같으니까요. 영화를 보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또다시 차창을 빗줄기가 천
(2016/07/12 : CGV 판교) \'도리를 찾아서\'는 \'니모를 찾아서\'의 아이디어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일종의 모조품입니다. 실종의 방법과 모험의 구도가 너무나 닮아 있고,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한결같습니다. 서사를 조금만 지켜 봐도 그저 \'니모\'와 \'도리\'의 위치만 바뀐 것뿐이라는 걸 누구나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둘이 모두 \'장애\'를 가진 개체라는 점에서 유사점을 공유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찾는 쪽의 장애가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양 방향에서 조금
[The Getaway] 7월 22일 \'지산\'에 헤드라이너로 출격할 예정인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신보 \'The Getaway\'입니다. 아마 이 앨범에 수록된 곡도 이번 내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될 테지요. 개인적으로 이 밴드의 음악은 \'존 프루시안테\'가 들락날락하는 그런 사소한(?) 변수보다는 프로듀서에 의해 결정될 때가 많았다 생각합니다. 어차피 밴드의 색을 관장하고 있는 건 \'앤소니 키에디스\'의 경박한 보컬과 \'플리\'의 그루브 가득한 베이스 라인이거든요. 물론 기타리스트가 여기에 약간의 양념을 칠
(2016/07/09 : CGV 오리) 7월 12일 개봉 예정인 \'나우 유 씨 미 2\'를 선 개봉한 극장에서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루이스 리터리어\'의 전작도 이야기의 완성도가 그리 높다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볼거리로 이야깃거리를 위장했다는 인상이 강했으니까요.), \'존 추\'의 이번 후속편은 그보다도 부족한 작품으로 여겨지더군요. 새로운 악역을 배치했지만, 서사가 한 주인공의 \'트라우마\'라는 전편의 굴레에서 조금도 벗어나고 있지 못한 데다가, 그마저도 부실하게 구조되어 있습니다. 결국 전
(2016/07/09 : CGV 오리) \'셰인 블랙\' 감독의 \'나이스 가이즈\'는 무척 매력적인 버디 무비입니다. (면밀히 따지자면 이야기를 이끄는 건 \'듀오\'가 아닌 \'트리오\'라고 보아야 할 테지만요.) 전혀 다른 외관과 성격을 갖고 있는 두 해결사가 꾸려가는 대화나 행동의 리듬이 워낙 좋고 \'로스앤젤레스\'와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건의 맥락 또한 견고해서 서사를 즐기는 재미가 상당히 탄탄합니다. \'청소년 관람불가\'를 상정하고 수입된 작품인 덕분에 폭력이나 노출면에서 당당히 수위를 주장하고 있다
(2016/07/08 : CGV 판교) \'굿바이 싱글\'은 \'김혜수\'라는 배우의 영화 밖 실제 이미지를 극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입니다. 실제로 이런 기획은 종종 시도되곤 하는데, 이번에는 \'김혜수\' 본인의 소속사에서 제작한 영화인 덕분에 캐릭터 운용 면에서 좀 더 다루기 수월했던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그러고 보면 올 상반기엔 \'오달수\'가 가진 대외적 이미지를 한껏 소모했던 \'대배우\'라는 작품도 있었지요. 이런 이야기들은 배우의 영화 밖 이미지를 오히려 부풀려 왜곡하거나 역으로 풍자해 \'웃음\'이나 \'감동
(2016/07/07 : CGV 오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처녀작인 \'환상의 빛\'이 국내에서 상영되는 건 제 기억엔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 조악한 구성의 DVD로 보았던 이 작품을 다시금 큰 스크린으로 만나는 건 확실히 각별한 경험이 아닐 수 없더군요. 그건 아마 이 영화가 시각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일 테지요. 실제로 영화를 만나고 나면 어떠한 가상의 이야기를 봤다기보다는 누군가의 실제 인생이 담긴 풍경을 체험했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고즈넉하고 수더분한 그리고 한편으로는 서
(2016/07/02 : CGV 오리) \'사라 가브론\' 감독의 \'서프러제트\'는 타이틀의 의미만으로도 영화 전체의 개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입니다. \'서프러제트(Suffragette)\'는 20세기 초 영국과 미국에서 활동했던 여성참정권 운동가들을 지칭하는 말이거든요. 그러니 자연스레 권리를 따내기 위한 이들의 내재적인 분노와 열망을 그리고 그것이 표면화된 과격한 운동을 이야기는 좇을 수밖에 없단 거지요. 하나 이렇게 뜨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서사의 경사는 내내 완만한 편입니다. 그저 그 시대를 살았던 여인들의 표정을
[Invisible Things] 좋은 작곡가를 갖고 있는 밴드는 소포모어 징크스에 빠질 확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지요. \'일기예보\' 시절부터 이미 \'인형의 꿈\' 같은 매력적인 곡을 창작해 온 \'강현민\'과 지금은 영화음악 감독으로 암약중인 \'이재학\', 이 둘을 보유하고 있던 \'러브홀릭\'은 그렇게 두 번째 앨범 \'Invisible Things\'을 선보이며 첫 작품의 성공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들의 음악을 청각화 해냈던 게 끝내주는 목소리를 갖고 있던 보라마녀 \'지선\'이라는 점은
(2016/07/03 : CGV 판교) 기획 의도가 나쁜 영화는 아닙니다. 산속에서의 추격전과 산 밑에서의 사연을,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엮어내려 했던 최초의 계획은 분명 인상적인 구도를 제시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 의도를 시각화 한 각본과 연출에서는 태부족한 면이 뚜렷하더군요. 너무 설명이 불친절하고 부족한데다가 산만하게 직조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히나 말입니다. 각축전 그 자체는 무척이나 장황하게 보여주면서도 그 사건 사이에 켜켜이 들어차 있는 과거 속 사연은 어느 하나 뚜렷하게 설명하는 법이 없습니다. 애초에 사건이 발화하
(2016/06/30 : CGV 판교) \'500일의 썸머\'는 일견 로맨틱한 면면이 부각될 만한 외관을 내세우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이 영화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이야기가 시작된 지 단 수 분만에 내레이터의 목소리를 통해 완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만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음에도 결코 \'사랑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을 주지하며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따르지 않을 것임을 선언해 오니까요. 그리고 두 주인공의 애정관을 재빨리 개괄하는 것 또한 빼놓지 않지요.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러운 작가의 말(Author\'s N
(2016/06/29 : CGV 판교) 여름용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어쩌면 조금 후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타잔\'이라는 캐릭터성(性)에 걸맞지 않게 분량 면에서 액션 파트에 많은 시간을 배정하고 있지 않거든요. 뭐랄까 딱 필요한 시퀀스만을 엄선해 극에 제한적으로 배치했단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실제로 이 영화의 액션은 서사가 전개되는 흐름에 결코 훼방을 놓는 법이 없습니다. 이 시즌에 개봉되는 일련의 영화들이 시원스러운 장면을 보여주려는 야욕 때문에 정작 이야기 쪽에선 헛발을 딛는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
(2016/06/27 : CGV 야탑) \'크리미널\'은 분명 호사스러운 출연진이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작 이야기를 직접 만나봐야겠다고 맘먹게 만들었던 동력은 \'케빈 코스트너\'라는 존재감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성기를 지나 오십 줄에 접어든 이후 내놓은 영화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해도 제게 그는 여전히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 같은 존재거든요. 아마 그래서 그가 출연한 영화를 만나게 되면 다른 조건에 개의치 않은 채 극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포스터나
(2016/06/25 : CGV 판교) \'비밀은 없다\'는 \'미쓰 홍당무\'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이경미\' 감독이 무려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 당시 유행하던 \'도끼병\'이란 단어가 이젠 거의 쓰이지 않는 것만 봐도 그녀의 신작이 얼마나 오랜만에 관객을 만나고 있는진 짐작할 수 있을 테지요. 역시 이번에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넘치는 개성으로 질주합니다. 제목부터 예고에 담긴 이미지까지 너무나 전형적인 한국형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어서 의아한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역시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영화는 표면적인 이미지와는 전
(2016/06/24 : CGV 야탑) 갑과 을의 대결 구도로 극을 이끌어가는 전형적인 한국형 수사물입니다. 조사나 추적에서 오는 쾌감에 몰두한다기보다는 악으로 점철된 갑을 홀딱 벗겨 동댕이치는데 그 목적이 있다는 점 또한 이 카테고리에 속한 작품들이 갖는 일련의 특징일 테지요. 때문에 이 영화 또한 시나리오의 얼개가 그리 탄탄하진 않습니다.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갑으로의 접근이 너무나 수월하고, \'김영애\'가 분한 \'여사님\' 캐릭터에는 그 어떠한 부연조차 달려있지 않습니다. 마치 그저 \'재벌\'은 날 때부터 악하게 태어
(2016/06/23 : CGV 판교) 마치 그간 완성해 온 자신의 재난 영화들을 총체적으로 엮어 놓은 \'완결판\' 같은 작품입니다. 물론 그 완성도는 전혀 완결판 답지 않지만요. 우선 시리즈의 원류라 할 수 있는 20년 전의 \'인디펜던스 데이\'를 꺼내 서사의 기본 골조로 이용했습니다. 여기에 전혀 얽힐 것 같지 않은 다양한 층위의 캐릭터가 사건을 통해 한 장소로 수렴하는 \'2012\'의 연출 방식을 가미했지요. 두 주연 배우의 러브 라인이나 캐릭터 구성에서는 \'투모로우\'가 떠오르기도 하고, SF 파트로 바통이 넘어가는
(2016/06/19 : CGV 오리)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은 마치 여성성을 중심으로 재편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같은 작품입니다. 성격이나 빈부의 격차에 따라 교실 내부에서의 계급과 권력이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소상히 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두 작품은 밀접한 유사성을 갖는 듯 보이거든요. (물론 \'우리들\' 쪽은 주인공들이 성장한 미래까지 거론하고 있진 않다는 차이점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연출자인 \'윤가은\' 감독 본인의 경험담을 풀어낸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더군요. 그건 아마 이
(2016/06/19 : CGV 오리)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하는 세대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그리고 옆 나라 일본에게도 그리 낯선 것이 아닙니다. 해마다도 몇 편씩이나 이에 관한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고, 또 관객의 공감을 유도하고 있기도 하니 말입니다. 그건 어쩌면 \'N포 세대\'와 \'사토리 세대\'로 그저 이름만 다를 뿐인 이 두 집단에 대한 성찰이 이제 사회가 선두에 서서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작년 \'부천국제영화제\'에 소개된 여러 이야기 중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백엔의 사랑\'
(2016/06/18 : CGV 판교) 역시 여름이면 서늘한 호러 한 편 정도는 극장에서 즐겨주는 게 예의지요. 그리고 다양한 선택지가 있을 경우 \'제임스 완\'의 작품을 고르는건 지뢰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될 테고요. (물론 예전처럼 여러 호러가 극장가에 다양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풍경은 이제 볼 수 없는 것이 되었지만요.) \'제임스 완\'이 차기작을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선택했을 때, 그리고 이 작품의 만듦새가 전작에 버금가는 박력과 흥행력을 갖췄단 걸 직관했을 때, 저는 그가 다시는 이쪽 장르
(2016/06/16 : SH공사 대강당)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이미 극장가에서 철수한 이 다큐멘터리를 왜 이제야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관람 장소가 왜 저런 어색한 장소여야 했는지 조금 부연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미세하게 제 실제 업무와도 관계가 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홍보를 약간 해볼까 싶기도 하고요. 우선 이 무료 상영 프로그램은 \'독립영화\'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서울시\'와 \'강남문화재단\' 등이 연계한 연간 계획의 일부입니다. 저는 여기에 장소를 제공하는 형태로 가담하고 있지요. (이젠
[Mr. A-Z] \'제이슨 므라즈\'를 본격적으로 국내에 알린 건 세 번째 앨범의 수록곡인 \'I\'m Yours\'일 테지만, 그를 조금 먼저 알아본 이들이 가장 아꼈던 곡은 바로 직전 음반인 \'Mr. A-Z\'에 수록된 \'Geek in the Pink\'가 아닐까 합니다. 그가 제대로 된 첫 내한 공연을 꾸렸을 때 가장 큰 환호를 받은 곡 또한 이 넘버로 기억하고 있고요. 첫 두 앨범까지만 해도 그는 빠른 비트에 멜로디성 가득한 랩을 싣는 시도를 자주 했는데, 이 \'Geek in the Pink\'는 그중 첨병에 해당하는
(2016/06/11 : CGV 오리)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그렇게까지 높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타살\'과 \'자살\'이라는 각기 다른 두 사건이 주인공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관찰하고 있는 작품이거든요. 하지만 관계성 측면에서 두 서사는 그리 매끄럽게 얽히지 않아 보입니다. 분명 둘 모두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모른 체 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그 감정의 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질감을 빚는다는 거지요. 특히 거짓말의 의도나 목적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양치기들\'이라는 타이틀 역시 조금 성급하게 느
(2016/06/10 : CGV 판교) 확실히 동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RTS나 MMORPG 게임에 얼마나 빠져있느냐에 따라 혹은 어느 정도까지 체험해 보았느냐에 따라 느낄 수 있는 쾌감이 다를 영화임엔 분명합니다. 이건 그 게임의 그릇을 좀 더 자세히 서사적으로 또 시각적으로 풀어내는데 주력한 작품이니까요. 그러니 지명이나 인명을 꿰고 있다면, 그리고 관계나 구도를 숙지하고 있다면 이 서사는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할 수밖에 없단 거지요. 이런 성향 때문에 우선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입장부터 밝히는 게 도리일 듯싶네요. 저
(2016/06/04 : CGV 오리) 보통 전기 영화의 첫걸음은 주인공의 일생을 \'극(劇)\'으로 다룰 것인가 혹은 \'다큐멘터리\'로 다룰 것인가로부터 시작됩니다. 전자가 몇 지점을 가감하거나 창작할 수 있다면 후자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지요. \'로버트 뷔드로\' 감독의 \'본 투 비 블루\'는 철저하게 전자의 입장에서 주인공의 인생을 도해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마약으로 점철된 \'쳇 베이커\'의 너저분한 인생을 적절히 덜어냈고 그의 음악을 향한 에너지는 적당히 부풀렸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의 삶에 대한 변명
2000년 공개된 \'왕가위\'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 영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화양연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나 그것은 \'순간\' 혹은 \'찰나\'에 불과한 것이기에 그 어떠한 영속성도 소유할 수 없지요. 그러니까 결국 그 찬란했던 시간이 평생을 반추하며 통한의 감정에 휩싸여야 할 \'가장 슬프고 불행했던 순간\'이 되고야 만다는 역설이 이 서사 속엔 담겨 있다는 겁니다. 사실 그가 주로 디자인해 오던 세계는 늘 이렇게 그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는 공간이곤 했거든요. 일테면 \'아비정전\'의 \'발
(2016/06/07 : CGV 왕십리) 재작년의 \'말레피센트(잠자는 숲속의 공주)\' 그리고 작년의 \'신데렐라\' 때 간단히 언급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디즈니\'는 자사의 애니메이션을 모두 실사화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2D로 만들어진 녀석들을 위주로 말입니다. 이제 3D 제작이 워낙 보편화되었으니 새로운 이야기는 되도록 이 기술로 구성하고, 기존 2D 명작 라인업은 실사화를 통해 3D 질감을 느끼도록 안배하려 한단 거지요. (3D 애니메이션으로 곧바로 리메이크할 경우엔 원작을 그대로 답습할 확률
[Born to be Blue OST] 6월 9일 공개될 \'쳇 베이커\'의 전기 영화 \'본 투 비 블루\'가 개봉에 앞서 OST를 발매했습니다. 앨범을 선물 받아 조금 먼저 들어보기도 했고, 영화 쪽도 개봉 전에 한 발 앞서 만나 보기도 했지만, 개인적인 의견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만 제외하면 그의 일생 한 페이지를 제법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준수한 작품이더군요. \'에단 호크\'는 \'리처드 링클레이터\'와 전기 영화를 계획하기도 했을 정도로 \'쳇 베이커\'에게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 기획이 엎어진 후, 그가 \'로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