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K Magic] 사실 앨범 케이스를 여는 순간 의도는 순식간에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조야하게 느껴졌던 앨범 표지에도 수긍하게 됐고요. 확실히 이미 첫 앨범만으로 정점에 도달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브루노 마스\'는 이제는 그저 본인이 하고 싶은 작업을 하고 있단 느낌입니다. 그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인 \'24K Magic\' 역시 전작인 \'Unorthodox Jukebox\'와 마찬가지로 레트로의 풍미가 가득한 작품이거든요. 그 자신은 그의 인생이 관통해 온 90년대의 음악을 재현하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2016/11/21 : 대한항공 KE790) 여행 이후 남기는 첫 글이 영화 감상기가 될 거라곤 예상치 못했는데, 한편으로는 오히려 이게 나 답다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네요. (자세한 여행기는 심경이나 사진이 정리되는 대로 차차 기록해가도록 하겠습니다.) \'후쿠오카\'까지는 워낙 비행시간이 짧아 조금 빠듯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며 가며 몰입한 덕분에 가까스로 영화 한 편을 여정에 곁들일 수 있었습니다. 전시된 여러 작품들 중 제가 선택한 건 \'브래드 퍼맨\' 감독의 \'인필트레이터 : 잠입자들\'이였지요. 경계에 선 경찰의 이
어쩌다 보니 글 하나도 제대로 남기지 못한 채 서둘러 떠나오고 말았네요. 출발 직전에 부서에 인사발령이 나는 바람에 어수선하기도 했고, 미뤄뒀던 일을 서둘러 처리하느라 조금 정신이 없기도 했거든요. 무엇보다 시국이 워낙 어지러운 탓에 놀러간다고 글을 남기는 게 조금 겸연쩍단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사실 지금은 온천에 몸을 담그는 일보다는 광장에서 촛불을 밝히는 일이 더욱 시급한데 말입니다. (그래도 부채의식이 생길까 싶어 두 차례 \'광화문\'에 다녀오긴 했습니다.) 맘은 내키지 않았지만 한참 전부터 예약해 둔 것들이 있어 이걸 일
기분이 내킬 때면 끄적여보는 문답(問答) 시리즈입니다. 어쩌다 보니 매년 한 편씩 이런 유사 퀴즈놀이를 하고 있네요. (관심이 있으신 분이 많진 않겠지만 이미 두 차례 남겼던 포스팅은 글 말미에 링크를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블로그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비밀글로 남겼던 질문과 거기에 제가 또다시 비밀글로 남겼던 답변을 밝은 곳으로 끄집어내볼까 합니다. 몇 가지 사안은 언젠가 글로 남겨 두려고 마음먹었던 것들이기도 하거든요.Q : 왜 GV(Guest Visit) 행사를 달가워하지 않는가? 무슨 이유로 영화만 보고 빠져나와
(2016/11/13 : CGV 오리) 역시 이번에도 이야기는 무척이나 재밌습니다. 그간 그가 만들어 온 즉흥적인 세계관에서 변주되어오던 유사한 습성을 거듭하면서도 같은 장면을 반복해 보는 것 같은 기시감을 떨쳐낼 수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전작인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열린 \'홍상수\'의 새로운 막(幕)이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려는 모양입니다. 특히 서사 속에서 운신하고 있는 캐릭터들에게서 더 이상 불안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그가 어떠한 체계성이라는 옷을 입은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만들기도 하더군요. 그가
(2016/11/12 : CGV 판교) \'죽음\'이나 \'이별\'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무척 상냥하게 해석해 놓은 영화입니다. 때문에 마치 \'연애담\'처럼 보이는 포스터만 믿고 영화를 선택했다면 조금 난처한 기분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더군요. 죽음을 미루기 위해 세상에서 무언가 하나를 소멸시킨다는 \'만화\' 같은 설정을 심지 굳게 밀어붙이고 있는 데다가 그 소재를 빌어 풀어가는 전개 또한 내내 눈물샘을 자극하는 쪽인 탓에 영화는 말랑말랑한 감성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단 인상을 주니까요. 그래도 다행히 고양이가 잔뜩 화면
(2016/11/10 : 이매동 안방극장) \'조나단 리브스만\'에서 \'데이브 그린\'으로 연출자가 교체되었지만 전작의 기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더군요. 적당히 슬로모션을 써가며 우악스럽게 액션을 이어붙이는 특유의 방식도 여전하고 그 속에서 운용되고 있는 CG 캐릭터의 쓰임새 또한 한결같습니다. 아무래도 이 시리즈는 어떠한 연출자의 개성으로 완성된 이야기라기보다는 이들을 배후에서 조율하는 \'마이클 베이\'의 영향권 아래 놓인 작품이라고 보는 편이 옳을 것 같네요. 실제로 돌연변이와 경찰 그리고 일반 시민의 공조로 팀이 꾸려지는
(2016/11/09 : CGV 판교) 분명 스포츠를 다루는 그리고 이를 통해 도박을 벌이는 이야기의 몇 레퍼런스에서 크게 이탈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잘 나가던 스포츠 스타를 \'부상\'으로 추락시킨 뒤 이후 \'복수\'로 자극해 다시 일으켜 세우지요. 그리고 그런 주인공의 곁에는 마음을 나눌 이들을 몇 명 동반시키고요. 결국 주인공은 자신의 힘으로 돈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손에 넣고야 맙니다. 마치 이 영화의 모든 걸 글 서두에 공개해버린 것 같기도 하지만 어차피 이건 이런 스타일의 작품이 걷는 기본 궤도라 봐야 할 테고
본 방송은 요즘 전천후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뉴스룸\'의 올 4월 27일 자 \'앵커 브리핑\' 영상입니다. 총선 직후 돌변한 언론의 변화무쌍한 태도를 꼬집으며 그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되새겨보게 만드는 제법 인상적인 보고(Briefing)였지요. 개인적으로는 이 영상을 보며 건강한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정말 소중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역시 한편으로는 아직 이 땅에는 \'감시견\'의 역할을 해낼 언론이 뿌리내릴 수 없다고 자조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들은 이
(2016/11/06 : 롯데시네마 성남)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만들어가는 삼각 로맨스 드라마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글루미 선데이\'는 육체를 향한 갈망이나 마음을 사이에 둔 질투에 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 세 인물은 그럭저럭 균형적인 관계를 맺으며 거의 마찰을 일으키지 않거든요. 특히 한 여자를 반쪽씩 가진 두 남자가 상대를 향한 우정으로 나머지 절반을 채워가는 모습은 관능적인 \'에리카 마로잔\'의 몇 표정을 볼 때만큼이나 진한 인상을 관객에게 남깁니다. 물론 이들의 관계를 그럴싸하게 묘사하
(2016/11/05 : 이매동 안방극장) 아무리 아카데미 주요 부분에 노미네이트됐다고 해도 정서에 맞지 않다거나 혹은 흥행 기준에 들지 못하거나 하다 보면 결국 국내 극장엔 걸리지 못하는 경우도 매년 한둘쯤은 생기는 법입니다. 작년엔 \'데이빗 돕킨\' 감독의 \'더 저지\'가 그랬고, 올해는 바로 이 영화 \'크리드\'가 그랬습니다. 그러고 보니 두 영화는 각각 \'로버트 듀발\'과 \'실베스터 스탤론\', 그러니까 남우조연상 후보를 배출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기도 하는군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의아한 맘이 생겼던 것도
(2015/10/08 :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이 정도까지 오래 묵혀 놓은 글을 이제야 남기게 될 줄은 사실 몰랐습니다. 영화 수입이 늦어지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 개봉된 \'요아킴 트리에\'의 \'라우더 댄 밤즈\'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챙겨본 작품들 중 하나였거든요. 그러니 일 년이나 방치해 놓은 글을 뒤늦게 푸는 셈이지요. 당시에는 연출자보다는 \'이자벨 위페르\'와 \'제시 아이젠버그\'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는 \'가브리엘 번\'의 이름에 떠밀려 골랐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극장을
(2016/11/04 : CGV 판교) 첫 각본작이었던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에 이어 이번 작품 \'로스트 인 더스트\'까지 만나고 나니 \'테일러 쉐리던\'이 주목하고 있는 이야기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이제는 얼핏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그는 자본화된 도시 내부에도 초기 서부 시대에나 통용됐던 원시적인 서늘함이나 황량함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것이 우리를 집어삼키겠다며 아귀처럼 입을 벌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철저히 사회적인 시스템을 등에 업은 채로 말이지요. 은행을 터는 두 강도가 주인공인 이 이
(2016/11/02 : 메가박스 분당) 역시 \'스톱 애니메이션\'의 장인 집단인 \'라이카 스튜디오\'의 작품답게 시각적인 완성도가 무척이나 대단합니다. 마치 천 조각으로 접어놓은 누더기 같은 동물의 \'털\'이라든가 찰흙으로 빚어놓은 도자기 같은 캐릭터의 \'피부\'를 보고 있자면 이 영화에 얼마나 많은 노동력과 창의력이 투입되었는지를 여실히 깨닫게 될 테니까요. 실제로 이야기가 끝난 후 주인공 일행이 거대 해골 괴인과 싸우는 모습을 완성하는 장면을 빠르게 감아 보여주며 이를 증명하고 있기도 하고요. 게다가 후반 작업인 CG와
[Nobody but me] 이제 슬슬 \'겨울\'이 그리고 그 속에 포섭된 \'크리스마스\'가 찾아오니 이 계절에 특화된 목소리를 지닌 이들이 앨범을 들고 나타나기 시작하는군요. 물론 그중에는 캐나다 출신의 음색(音色) 폭격기 \'마이클 부블레\'의 이름 또한 있습니다. \'To be Loved\' 이후 약 삼 년 만의 신보라고는 하지만 매년 이 맘 때 즈음이면 달콤한 그의 목소리로 포장된 캐럴이 들려왔던 터라 그 공백이 그리 길게만은 느껴지지 않네요. 실제로 이번 신보 또한 \'나탈리 콜\'이나 \'니나 시몬\' 그리고 \'딘
(2016/10/30 : CGV 오리) 뭐랄까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둘을 명확히 분리한다는 게 조금 우스운 일일 수도 있지만 \'걷기왕\'은 상업 영화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독립 영화 같지도 않거든요. 캐스팅만 봐도 주연인 \'심은경\'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독립 영화계의 맹아(萌芽)들로 구성되어 있으니까요. 게다가 음악은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학생들의 작품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도 합니다. 그리고 이 역시 명확히 규정돼야 하는 건 아니지만 장르 또한 분명치 않습니다. 이 영화는 캐릭터 코미디라고 보
(2016/10/12 : CGV 센텀시티) 영화제에서 만난 \'짐 자무쉬\'의 신작은 창작의 영감과 예술의 발현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더군요. 영화는 \'시(詩)\'를 쓰는 주인공의 일주일을 담담히 담으며 그가 일상으로부터 시상(詩想)을 얻고 또 그것을 단련시켜가는 과정을 스크린에 압인해 갑니다. 실제로 완성된 작품을 읊기도 하는 등 서사 전체가 이런 시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영화는 그리 사색적이거나 철학적이지 않습니다. 그건 아마 주인공이 너무나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상적인 삶을 꾸려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뭐랄까 한 인
(2016/10/23 : CGV 오리) 실은 굳이 나까지 글을 보탤 필요는 없겠다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최승호\'가 연출한 이 다큐멘터리를 시사회에 초대받아 한 번, 다시 내 발로 극장에 찾아가 또 한 번, 이미 두 차례나 관람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지요. 아무래도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보고 난 후 남긴 글에는 정치적인 논조가 담길 수밖에 없는데, 그럴 때면 꼭 생각이 \'다른\' 분들이 찾아와 답하기 난감한 표현을 덧대고 가곤 하거든요. (우리나라는 적어도 \'정치\'와 \'종교\'에 관해서는 \'다른\'이라는 말이 통용되
(2016/10/10 : 소향씨어터 센텀시티) \'이상일\' 감독은 전작인 \'악인\'을 연출했을 때도 그랬지만 \'요시다 슈이치\'가 집필한 세계관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지, 그 끈적끈적한 충동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그리 대단한 분노에 떠밀려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는 거지요. 이 영화의 제목이 \'분노\'이지만 그것이 인간을 향한 \'살의(殺意)\'로 느껴지지 않는 건 바로 그 때문입니다. 이야기 속의 분노는 일종의 \'짜증\'이나 \'히스테리\'에
(2016/10/25 : CGV 판교) 왠지 캐릭터 단독작이 나오면 늘 하는 말 같기도 하지만 \'케빈 파이기\'가 구축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이제 어느 정도 완성된 시스템 내에서 캐릭터를 관객에게 서비스하는 \'공장\'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큰 실수도 하지 않고 또한 큰 모험도 하지 않으며 적정한 궤도 내에서 이야기를 잘 가다듬는 방법을 터득한 게 아닐까 싶다는 거지요. \'공장\'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보면 비슷한 상품을 찍어낸다는 점에서 나쁜 의미로 체감될 수도 있지만, 사실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담
(2016/10/23 : CGV 오리)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는 사회 저변에 깔린 여러 문제를, 그리고 그 문제를 겪으며 하층부를 지탱하고 있는 우리네 군상들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사실 주인공인 \'소영(윤여정 분)\'이 살고 있는 집의 구색만 봐도 이 영화의 시선이 어디에 닿아있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테지요. \'매춘부\'에서부터 \'트랜스젠더\', \'이주노동자\'와 \'혼혈아\' 그리고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이 공간은 마치 마이너리티의 집합소 같으니 말입니다. 그 공간 속에서 \'이재용\' 감독
(2016/10/07 :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 딱히 새 \'고질라\'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안노 히데아키\'의 연출에 어떠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이 작품을 선택했던 건 호사스럽다 못해 휘황찬란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출연진이 과연 적재적소에 사용되었는가에 대한 궁금함에 대한 해소와 오랜만에 야외극장에서 시원한 가을 바람을 느끼며 영화를 보고 싶다는 청럄감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뭐, 어린 시절 즐겼던 괴수 특촬물에 대한 향수도 아주 조금은 있었고요. 어쨌든 비까지 오는 을씨년스러운 날씨
(2016/10/21 : 롯데시네마 성남) \'닉 카사베츠\' 감독의 \'노트북\'은 \'로맨스\'나 \'멜로\'란 주제로 영화를 줄 세울 때면 어느새 선두에 서있곤 하는 작품입니다. 최근 극장가의 새 유행 코드 중 하나는 재개봉 열풍이라 볼 수 있는데, 아마 이 영화 또한 관객을 다시 불러 모으기에 제격인 콘텐츠로 낙점된 게 아닐까 싶네요. 사실 \'멜로\'는 죽었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요즘엔 이런 이야기가 충무로에서도 또 할리우드에서도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추세거든요. 어쩌면 사랑에 관한 통속적인 서사로는 이제 관객의 마음을
(2016/10/09 :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 2017년 국내 개봉을 확정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퍼스널 쇼퍼\'는 굳이 표현하자면 기대만은 못한 영화에 가까웠습니다. 거장의 범작 정도로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원체 그는 이야기를 펴 내는데 있어서 한 장르를 고집하지 않는 타입의 연출자였지만, 이번에는 교접하기 힘든 두 장르를 애써 이어붙이려 했다는 느낌이 특히나 강하더군요. \'퍼스널 쇼퍼\'는 \'유령\'이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탐닉하는 심령 미스터리이자, 주인공의 심리를 강박적으로 뒤쫓는 심리 스릴러이기도 한
(2016/10/19 : CGV 판교) \'다빈치 코드\'에서부터 \'천사와 악마\', 제작 중 엎어진 \'로스트 심벌\' 그리고 이번 이야기인 \'인페르노\'에 이르기까지 영화로 만나는 \'로버트 랭던\' 연작은 그 쉬운 접근성이 최대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오로지 주인공 캐릭터 단 하나만을 공유한 채 독단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고 그 덕에 관객은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든 무리 없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지요. (다만 주연인\' 톰 행크스\'의 노화도만이 다르게 체감될 뿐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시
(2016/10/16 : 야탑 CGV) \'장률\' 감독은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전작 \'경주\'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죽음\'의 심상을 변주한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그의 작품에선 늘 공간감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곤 하는데, 그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그가 선택한 장소만 들여다봐도 건네고자 하는 말이 어느 정도는 들려오기도 하더군요. 어느 방향에 시선을 던져도 무덤이 보이는 죽음의 도시 \'경주\'가 전작의 주 무대였다면, 이번 \'춘몽\'에서는 재개발을 앞두고 사멸을 향해 스러져가고 있는 \'수색\'이라는 흑백 도시
[Revolution Radio] 얼마 전 발매된 신보 \'Revolution Radio\'와 함께 최근 제법 긴 시간을 보내 보았지만, 역시 그들의 최고 음반은 \'American Idiot\'이란 생각엔 조금의 변화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앨범에 조금 경탄하게 되고야 마는 것은 바로 이 밴드의 꾸준함 때문일 겁니다. 세 번째 앨범이었던 \'Dookie\'로 메인스트림에 진입했던 것이 1994년, 그 이후로 이 밴드는 긴 공백 없이 그리고 이렇다 할 구성원의 교체 없이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해오고 있으니까요. 물론 그 사이에는
(2016/10/14 : CGV 판교) 아마 긴 시간을 영화제에서 보내다 왔기 때문이겠지만 \'사색성\' 짙은 이야기를 최근 너무 많이 본 터라 부러 극장에 걸려 있는 영화들 중 가장 \'액션성\'이 강해 보이는 녀석을 골랐습니다. 시사회를 여러 차례 초대받았는데 번번이 거절했던 것이 미안했다는 점도 그 선택에 영향을 끼쳤던 것 같고요. \'바스티유 데이\'는 여러모로 딱 기대했던 대로의 영화더군요. 전체적으로 액션의 질감은 도심을 배경으로 한 최근의 \'007\'이나 \'본 시리즈\'와 같은 궤도를 돌고 있고, (실제로 주연인
(2016/10/11 :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 12월 국내에도 소개될 예정인 \'라라랜드\'를 영화제를 통해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다미엔 차젤레\'의 이 신작에 기대를 걸고 계신 분들이 무척이나 많은 듯싶더군요. 실제로 영화제에서의 반응도 참 뜨거웠고요. 하지만 결국 상영이 끝난 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어떠한 감흥보다도 이 영화가 개봉 스케줄을 정말 기가 막히게 잡았단 \'감탄\'이었습니다. 이 작품 크리스마스 즈음부터 시작해 올해가 끝날 때까지 연인 관객들을 무차별적으로 매혹시켜올 듯싶거든요. (영화 속에 캐
(2016/10/13 : CGV 야탑) \'럭키\'는 \'왕자와 거지\' 모티프에 \'유해진\'을 풍덩 빠뜨린 것 같은 느낌의 영화입니다. 서사의 구조적인 전환이나 전복에서 오는 재미보다는 정해진 내러티브 위를 걷는 한 배우의 걸음걸음이 재미를 만들어내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지요. 결국 목욕탕에서 발생한 사건을 통해 두 인생은 서로 교차하게 되는데 이후 벌어지는 두 캐릭터의 변주가 어느 일방에 쏠려 있다는 느낌이 강해서 후반부로 갈수록 극의 매력이나 탄력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사카이 마사토\'와 \'카가와 테루유키\'의
1. 무사히 잘 놀다 왔습니다. 거의 예정된 대로 영화를 보고 친구를 만나고 또 풍광을 즐기다 온 것 같네요. 물론 예측하지 못했던 돌발적인 변수가 몇 있기도 했지만요. 예년보다 날씨가 을씨년스러웠다는 점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틈틈이 비는 고즈넉한 시간에 떠오른 이런저런 생각들까지 모두 다 옮기자면 아무래도 길고 재미없는 글이 돼버릴 확률이 높으니 되도록 영화 이야기만 이어가도록 하렵니다. 선택한 영화들은 하나같이 참 좋았습니다. 사랑스러워 어쩔 수 없는 녀석이 있던가 하면 가만히 나를 위로해 주는 녀석이 있기도 했고 물론 시종일관
(2016/10/06 : 서울주택도시공사 대강당) 세 편의 단편 모두가 동일한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진 않습니다. 회사 바깥에 걸려 있는 광고 현수막을 보고 생각보다 많은 직장 동료들이 영화의 재미에 대해 물어오곤 했는데, 그때마다 \"재밌게 볼 수 있을 거예요.\", \"괜찮은 영화예요.\" 등의 말들로 무마해야만 했을 정도로 말입니다. (일단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머릿수를 채우는 게 목표인 행사이니까요.) 올해 흥행작인 \'동주\'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탁월한 각본 능력을 새삼 증명해 낸 \'신연식\' 감독이나 \'로맨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