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네요. 저는감사하게도 오늘까지 쉴 수 있었지만, 이미 생업에 복귀하신 분들도 생각보다 많더군요. 저희 집만 해도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 오늘부터 출근을 했으니 말입니다. 저희 가족은 매년 아무 행사도 없는 단아한(?) 명절을 보내는 터라 올해도 \'추석\'을 쇠었다기 보다는, 그저 긴 연휴를 보냈다는 느낌이 앞서는군요. 저는 이 연휴 기간 동안 못 봤던 친구 녀석들도 좀 만나고, 여유롭게 심야 영화도 한두 편 보고 오고, 읽고 싶었던 책도 뒤적이며한가로운 시간을보냈습니다. 그러고보니 의뢰 받은 기고용글과이 공
(2015/09/26 : CGV 판교)\'천성일\' 감독의 \'서부전선\'은 도무지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어떤 아이디어에서 영화가 출발했는 지는 잘 알겠는데, 그걸 어떻게 꾸려가려고 하는 지는 좀처럼보이질 않으니 말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누가 만들다가 넘긴 이야기를 갖고 이렇게도 조립해 봤다가 또 저렇게도 구성해 봤다가 하며 \'고민\'만 잔뜩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지요. 결국 \'남북전쟁\'의 교전 상황 속에 \'유머 1번지\'식의 코미디를 녹여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뚜렷한 \'의도\' 없이 공식만 좇으려는 이 이야기는
(2015/09/26 : CGV 오리)개인적으로는 최근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네요. 내내 본인이 구축한 세계관을 반복하는 듯 싶어 시큰둥했던 \'눈\'을 새삼 비비게 만드는 영화더군요. 어떤 면에선 허물을 벗고 좀 더 큰 몸집으로 도약하려하는 창작자의 몸부림을 얼핏 엿봤다는 느낌도 들고요. 그건 아마 이 영화가\'전\'과 \'후\', 둘로 나뉘어 마치 자신의 변화를 시험하는 듯한 구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그의 세계관을 지탱해 왔던 \'개성(?)\'을 상당수 덜어낸 것 같으니 말이지
(2015/09/25 : CGV 야탑)추석 극장가 라인업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는\'인턴(The Intern)\'은 전형적인 \'낸시 마이어스\' 표 영화라 볼 수 있을 겁니다. 세대간의 간극을 허무는 방안을 탐구하는, 그리고 여심을 꿰뚫어 보는 남성 캐릭터를 앞세우는 이야기는 그간 그녀가 여러 차례 선보여 왔던 것이니까요. 실제로 이 영화 속 주인공인 \'벤(로버트 드 니로 분)\'을 보고 있자면, \'왓 위민 원트\'의 \'멜 깁슨\'이나 \'사랑은 너무 복잡해\'의 \'알렉 볼드윈\'이 자연스레 떠오르고 맙니다. 그러니 그녀의 전작을 그리고 그 속에서
(2015/09/24 : CGV 야탑)\'김정훈\' 감독의 \'탐정 : 더 비기닝\'은 \'웃음\'과 \'긴장\'을 극에 번갈아 제공하며활로를모색하는 작품입니다. 예고편을 보았을 땐, 전체적으로 \'코미디\'의 농도가 짙을 거라 예상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영화는 오히려 진중한 \'추리극\' 쪽에 가깝더군요. 물론 \'상황\'이나 \'소품\' 그리고 \'대사\'를 통해 끊임없이 \'웃음\'을 유도하곤 있지만, 그것이썩 효과적으로 작동하진못하고 있다는 거지요. 그 결과 \'코미디\'가 사건에 진지하게 집중하는 걸 방해하는 용도인 것처럼 비춰지고 맙니다.내내 심드렁한 마음으
두 남자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잘못 본 것 같군요. 경찰의 한계를 못 벗어나시는군요.\" \"누구나 지켜야 할 법이 있습니다.사람들이 모두 당신네들처럼 행동한다면 무정부주의자들의 세상이 될 겁니다.\" 리텐도르프는 양 눈썹을 추켜올렸다. \"증명해보세요. 그러면 달게 벌을 받겠습니다.\" [본권 :340p발췌]이웃인 \'야리포포\'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타우누스\' 시리즈를 이제야 읽기 시작했습니다. 굳이 치졸한 변명을 하나 덧대자면, 다른 읽을거리와 볼거리 뒤로 우선순위를 미뤄두었다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선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을 꼽으라면 여덟 번째 트랙인 \'Barlights\'도 심각하게 고려해볼 테지만, 역시 최종 선택은 이 곡 \'Be Calm\'이될 듯싶습니다. 정신 없이 \'망상\'에 빠져드는 자신에게 침착하라고 되뇌는 이 노래의 가사는 그 기발한 발상에 놀라고, 또 웃게 되지요.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하기 직전 마음을 다잡는 곡이란 느낌도 들고요. \'네이트 루스\'의 보컬이 가진 특색을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고, 템포의 강약 조절 또한능란한 곡이어서 음악적으로도 무척 진귀한 넘버라 생각합니다. 물론 \'멜로디\' 라인도 흠
(2015/09/18 : CGV 판교)전작에 비해 유달리 남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마어마한 비밀이 밝혀지는 지점을 다루고 있지도 않지만영화는 썩 나쁘지 않습니다. 앞선 이야기를 잘 정돈하는 동시에, 다음 이야기로의 활로 또한 단정하게 열어두고 있으니까요.그러니까 아마 전작을 재밌게 보았다면,이 후속편 또한 기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테지요. 그래도 굳이 전작과 다른 요소를 하나꼽자면, 마치 \'스릴러\' 같았던 \'액션\'이 이번 작품에서는\'호러\'와 조응을 이루는 듯보이더군요. 아마 한두 차례는덜컥 놀랄 각오를 하
\'언브로큰(Unbroken)\'은 연출자로서의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가 \'코엔\' 형제의 각본과 만난 것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기적 같은 생을 살았던 육상 선수 \'루이 잠페리니\'의역경을 좇고 있는 이야기로,사실 이 작품은 영화 \'씨비스킷\'의 원작자이기도 한 \'로라 힐렌브랜드\'의 소설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개봉 당시 일본에서 상영 문제로 잡음이 있기도 했고, 그녀가 추구하는 연출 스타일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닮아 있단 평이 들리기도 해서 서둘러 만나볼 계획이었지만, \'야근\'과 \'약속\'으로한두 차례
(2015/09/13 : CGV 오리)\'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침묵의 시선\'은 작년 개봉한\'액트 오브 킬링\'의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러니까 1960년대 \'인도네시아\'에서 있었던 대량학살 사건의 \'가해자\'의 입장을토로했던 전작과는 반대로이번에는 \'피해자\'의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는 거지요. 여전히 \'패자(敗者)\'의 입장이기에목소리조차 드높일 수 없는서글픈 \'피해자\'의 입장을 말입니다. 물론 단순히 시선의 방향을 바꿨다고 해서 이 이야기가 맘 편하게 다가올 리는 없습니다. 오히려 어떤 지점에서는 더욱 소름
(2015/09/16 : CGV 야탑) 너무나 빈번하게 소비되어 빤하다고 생각했던 이 이야기도 누가 연출하고 또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신선하게 다가올 수가 있군요. 남성의 세계를 조망하는 데 늘 관심이 있어왔던 \'이준익\' 감독은 \'영조\'로부터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까지 이어지는 왕권의 계보와 그 피를 타고 흘러내리는 비극의 역사를 농밀하게 완성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익히 알아 익숙한 \'서사\'자체엔 그리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정말 감정적으로 정신없이 뒤흔들리다 나왔단 느낌이네요. 그도 그럴 것이 이작품
(2015/09/12 : CGV 판교)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은 80년대 후반 역동적인 활동을 펼쳤던 갱스터 힙합 그룹 \'N.W.A\'의 탄생과 약진 그리고 분열과 해체를 다룬 전기(?) 영화입니다. 마약딜러였던 \'이지-이(Easy-E)\'를 구심점으로 \'닥터 드레(Dr. Dre)\'와 \'아이스 큐브(Ice Cube)\' 등의 MC가뭉쳐 이룩한 일탈과 성공의 역사를 꽤나 꼼꼼히 기록하고 있는 작품이더군요. 그러니 당시 이들의 행보를 좇아왔던 팬이라면 이 영화는 꽤나 각별한 의미를 가질 것임에 분명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닉 카사베츠\'가 \'카메론 디아즈\'와 손잡고 \'코미디\' 영화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큰 흥미가 동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가벼운 \'웃음\'으로 서사를 빚어나가는 그녀의 코미디를 썩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개괄적인 시놉시스 역시 마음을 붙드는 구석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실제로 그녀의 티켓 파워 또한 사라진 지 제법 되었지요. 그런데 이 영화 개봉 직후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기도 하고, 주연들의 연기가 호평을 받기도하는 등시나브로 구미를 자극해 오더군요.특히 \'카메론 디아즈\'가 자연스럽게 늙은(?) 연기를 해
(2015/09/10 : CGV 야탑)헌 몸에서 새 몸으로 갈아탄다는 흔한 SF 사고로 뭉친 이 영화를 선뜻 선택할 수 있었던 건 바로 \'타셈 싱\'에게 거는 기대 때문이었을 겁니다. \'의상\'과 \'촬영\' 등을 통해 구현되는특유의 시각적 기술이 \'SF\'라는 장르와 어우러졌을 때 어떤 질감을 보여줄 지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거든요. 실제로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이후 그가 내놓은 두 작품은 이야기 구성력에선 매번 침몰하는 듯 보였지만, 시각 효과에서 만큼은늘현란한 인상으로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는 도무지
(2015/09/09 : CGV 오리)인도 영화에 대한 호불호를 갈라놓는지점이 개인적으로는 바로 \'춤\'과 \'노래\'에 대한 \'면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뜬금없는 지점에서 울려퍼지는 이런 뮤지컬 파트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일부러 찾아볼 정도로 반기게 되기도 하고, 극구 손사래칠 정도로피하게 되기도 한다는 거지요. 물론 모든 인도 영화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이것이 발리우드가 갖고 있는 일종의 \'상징성\'이자 또 \'한계\'라는 점에 만큼은부인할 이가 많지않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 \'피케이\'의 배급사가 내린 선택에도 어느 정도는
\'윤종신\'의 열두 번째 정규 앨범이자, 엄밀히 말하자면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의 첫 묶음 앨범인 \'행보(行步) 2010 尹鍾信\'은 그의 각오가 잔뜩 담겨있는 음반이라 볼 수 있을 겁니다. 긴 시간의 작업을 거치며 발매되는 앨범은 감정적으로 시의성을 갖지 못하는 경향이 짙고, 대부분의 넘버가 제대로 소비조차 되지 못하지요. 이런 단점을 예방하기 위해 그는 매달 한 곡씩 공개해 소비자인 관객과 소통을 하겠단 계획을 세웁니다. 블로그를 통해 그의 곡을 홍보(?)하면서 누누이 이야기해오고 있지만, 저는 그의 이런 선택을 열렬하게 지지하는
(2015/09/05 : CGV 오리)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이민자\'는 1920년대 \'미국\'이라는 배경 속에내 던져진 \'폴란드\' 이민자의 모습을 그리며 \'소속감\'에 대해 읊조리고 있는 작품입니다.그 어디에도속할 수 없는주인공의 발버둥이 두 남자를 끄집고 들어오면서이야기는 \'사랑\'과 \'집착\'의, 심지어는 \'구원\'과 \'희망\'의 심상마저도 체현해 냅니다. 영화만을 위해 씌여진 \'각본\'이 참 귀한 시대라지만, 이 이야기의 독창성에 높은 점수를 줄순 없을 거 같습니다. 실제로 유명한 고전과 어떠한 대작 그리고 \'김기덕\' 감독의 모(某)
(2015/08/30 : 미로스페이스) 올 아카데미 \'장편다큐멘터리상\' 수상작인 \'시티즌포(Citizenfour)\'를 \'EBS국제다큐영화제(EIDF)\'에 초대 받아 조금 먼저 만나보고 왔습니다. (\'로라 포이트라스\' 감독의 이 영화는 올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현재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을 다뤘던 \'마이 컨트리, 마이 컨트리(My Country, My Country)\' 그리고\'관타나모 수용소\'를이야기 했던\'서약(The Oath)\'에 이어 그녀는 \'NSA\'의 불법적인 행태를 폭로한 한 인물과의기록을 담은이 영화 \'시티즌
(2015/08/31 : CGV 야탑)여러 매체를 통해 자랑해왔던 이 영화의 \'흥\'은 그저 예고편이 전부였네요. 개성적이고 독창적일 것 같았던 일면도한계를 넘지 못한단 느낌이 강하고요. 오히려 여러 이야기가 짜깁기 되어 있단 인상마저줄 정도니말입니다. 캐릭터 설정과 구도 그리고 액션 파트에서는 전체적으로 \'본 시리즈\'와 \'트루 로맨스\'가, 로맨스 파트 쪽에서는 \'미스터& 미세스 스미스\'나 \'킬러스\' 따위가 떠오릅니다. 물론 기발한 순간이 없진 않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지루한 서사를 달래줄 정도는 아니더군요.얼마 전 개봉했던 \'폴 페
한때는 \'데이빗 핀처\'에게 \'반전\'에대한 어떠한 강박 같은 게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최근 개봉작인 \'나를 찾아줘\'를통해서도 새삼 재확인했지만, 그는 이런 형태의 이야기에늘 끌리는듯한 모습을보여왔으니까요.주인공의 심리를 치열하게 쫓으며 서사를 디자인하다가 후반부 상황을 전복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런 영화 말입니다. 1997년에 소개된 그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 \'더 게임(The Game)\'또한 \'데이빗 핀처\'의 이런 선호도를 반영한 작품이라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늘상 이야기하듯, 이런 \'반전 코드\'는
(2015/09/04 : CGV 판교)\'디즈니\'는 이번에도 장차 \'어벤져스\'의 일원으로 활약할 새 캐릭터를 이야기 속에 차지게 녹여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쯤되면\'연출\'을 누가 맡았는지는,그리고 \'각본\'을 누가 썼는지는 이제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닌 듯 보입니다. 아마 그건 일련의 시리즈를 완성해 오는 동안 고착화된일종의 \'공식(formula)\' 덕분일수도 있겠고, \'캐릭터\'가 가진 장점의 맥을 집어내는 특유의 기술이 더욱 날카롭게 벼려진 덕분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누가 뭐래도 이 영화 최고의 무기는 이미 많은 캐릭터로 탄탄한
(2015/07/22 : CGV 부천)[\'전편\'으로부터이어집니다.]굳이 평하자면,전편인\'사건\'에 비해 몰입도가 떨어지는\'후편\'입니다.이전 이야기를 통해 쌓인 정보와 감정을 교내 재판을 통해 해소하고 있지만,연출이나 편집의 짜임새가 좋지 않아 관객이 느끼는 감동의 폭이 제한 받는단 인상이 강합니다.특히 재판 내부에서 가장 중요한\'가시와기\'와\'미야케\'의 감정이 뭉뚱그려져 있다는 점이크게 아쉽더군요.물론 사건의 실체와 정황,다시 말해\'가시와기 타쿠야\'가 어떤 감정을 품고,또 어떤 방법을 통해 죽었는지는 명백하게 밝혀집니다.하지만 그 결과
블로그를 하는 걸 알게 된 \'지인\'들이, 그리고 때론 쪽지를 통해\'타인\'들이 건네오는 질문들 중 빈도가 높은 몇 가지를 추려봤습니다. 이미 작년에한 차례 남겼던 포스팅의 후속편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글을 쓴 최초에는 \'뭐 이런 걸 다 물을까?\'하는 생각에 \'우문우답(愚問愚答)\'이라는 다소 건방진 제목을 붙였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창피함이 앞서는군요. 이래서 모든 일은 잘 생각해 보고 처리해야 하는 법입니다. 나중에 이불을 걷어찰 일이 생기고야 마니까요. http://newballight.blog.me/110189980
(2015/08/29 : CGV 오리) \'난니 모레티\'의 \'나의 어머니\'는 \'가정\'과 \'직장\'에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 이 두 공간은 마치 각자의 가치를 존중하며 서로 유리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한 쪽이 다른 한쪽에 서서히 침범하면서 주인공의 일상은 어그러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성장\'과 유사한 감정을 체험하게 되기도 하지요. 시간 관계가 다소 엉켜 있고, 주인공의 상상이 실제처럼 덧붙여져 있기도 하지만, 영화를 해석해 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노골적인 몇 대사를 통해 이야기를
​(2015/08/29 : CGV 오리)​\'시련\'을 딛고꿈을 향해 도약하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여타의 \'성장\' 영화의 습성에서 크게 벗어나는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코미디\'의 욕구를내려놓지 않는다는 차별성을 갖고 있기도 하지요.덕분에 \'역경\'처럼 비춰져야 할 여러 장애요소들이 그리 부담스럽게 다가오진않더군요. 특히 이 영화의 중심 소재라고도 볼 수 있는 \'청각장애\'가 다뤄지는 모습은 도리어 유쾌하단 느낌이 들 지경이니까요. 아마 그건 영화 속 코미디가 \'가족\'의 틈에서비집고 나오
(2015/08/27 : CGV 판교)\'신동엽\' 감독의 \'치외법권\'은 여러모로 조잡하고 이야기의 밀도가떨어지는 작품입니다.영화를 보는 내내 도무지 \'흥\'이 나질 않더군요. 이 작품이 법 밖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이를 향해 법 밖의 \'주먹\'으로 응수하는 통쾌한 서사를 주장하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시나리오가 이해가 가지 않는 지점이 빈번하며,캐릭터들의 감정도 들쑥날쑥하기 일쑤입니다. \'와\' 하고 잠입했다가, \'우\' 하며 튕겨져나오는 이야기의 지루한 반복은 결국\'실소\'와 \'조소\'를 머금게하고야 말테지요. 큰 기대를 갖진 않았지만, \'신
(2015/08/22 : CGV 오리)\'디토 몬티엘\' 감독의 \'블러바드\'는 지난해 세상을 등진 \'로빈 윌리엄스\'의 유작 중 하나입니다. 사실 \'앵그리스트맨\'도 그렇고, \'박물관이 살아있다 : 비밀의 무덤\'도 그렇고 그가 남기고 간 영화는 의도적으로 회피해 온 면이 있는데, 이제야 우울함을 걷어내고 그의 연기를 바라볼 용기가 생긴 듯싶습니다. 하지만 돌고 돌아 오랜만에 만난 그의 영화가 이런 \'이야기\'라서 내심 당황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서글프기도 하네요. 이건 인생의 전환점을 만난 한 노년에게 \"아직 늦지 않았으니 방향을 틀어보
(2015/08/21 : CGV 판교) 조급하게 시리즈를 \'리부트\'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불안했는데, 역시 엉망인 결과물이 나오고 말았네요. \'조쉬 트랭크\'라는 이름에 거는 기대감 또한 무너져버리고 말았고요. 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성공이 보여주듯, 굳이 영화가 코믹스의 설정에 발 묶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본가\'나 \'연출가\'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그려낼 수 있어야 다양한 \'리부트\'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판타스틱4\'의 키를 \'조쉬 트랭크\'에게 맡긴 건, 썩 괜
\'규모\' 면에서도 그렇고, \'내실\' 면에서도 그렇고 여러모로 완성도가 높은 가요제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작년 가요제가 아쉬움이 컸던 터라 그 기대를 살짝 내려놓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참여를 희망하는 출연진(陣)의 \'열망\'만큼이나 들어가는 \'공\'또한 커지고 있는 게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실제로 그간 \'무한도전\'을 통해 그 노력들이 방송을 타기도 했으니까요. 어제 무대에선 다들 조금씩 살이 빠져 있는 듯 보이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곡들이전체적으로 만듦새가 좋더군요. 전혀 다른 세 곡을 엉성하게 교접해 놓은 듯한 \'상주나\'의
(2015/08/15 :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올\'아카데미\'시상식의 \'존 레전드\'와 \'커먼\'의 무대를보면서부터 체크해 뒀던작품인데, 극장가에서 이렇게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릴 줄은예상치 못했습니다. 아무리 영화의 결이 흥행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도, 그리고개봉 시기가여름 성수기와 맞물렸다고 해도 말입니다. 결국 어쩌다보니 연휴의 끝자락인 \'광복절\'에 기념 행사가 벌어지던 \'광화문\'까지 나가는 수고를 할 수밖에 없었지요.\'에바 두버네이\' 감독의 \'셀마\'는 흑인 인권 운동사의 한 페이지를 찢어내 사실적으로수록한 작품입니다. 극적인 연출을 최
1980년대 \'마블 스튜디오\'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캐릭터의 사용권을 갈가리 찢어 여러 영화사에 팔아넘깁니다. \'스파이더맨\'과 \'고스트 라이더\'는 \'소니\'에, \'엑스맨\'과 \'데어데블\'은 \'20세기 폭스\'에, \'퍼니셔\'는 \'라이온스 게이트\' 그리고 \'헐크\'는 \'유니버셜\'에, 상대적으로 유명한 이런 히어로들 외에도 영화에 참전하지 못한 이들까지 포함하면 아직도 많은 식구들이 이산가족이 되어 여러 영화사를 전전하고 있는 셈이지요. \'마블\'의 세계관 중 큰 축을지탱하고 있는 \'판타스틱4\' 또한 \'20세기 폭스\'에 소속되어 집에 돌아가지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