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에서부터 엔딩까지. 지난 28일 개봉한 영화 을 전체적으로 지배하는 분위기는 누군가의 죽음과 그로 인한 상실감이다. 죽음이라는 말이 직접 언급 되지는 않지만, 마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와 같이 보이는 남자의 육체, 그리고 검은 옷을 입고 누군가를 추도하는 사람들과 아무런 표정 없이 그들을 맞이하는 안나(줄리엣 비노쉬 분)를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아들을 잃었고, 큰 충격에 빠져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한다. 아들 쥬세페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이후, 시름에 빠져있던 안나에게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온다. 전화를 건 이는 아들
\"에이! 더러운 세상, 전쟁이나 일어났으면 좋겠다.\" 2016년 헬조선(Hell朝鮮)에서는 가끔 이런 소리를 진담처럼 하는 사람들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순진한(?) 우리 정부 탓에 남북관계는 최악의 국면이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것이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사실은 전쟁영화 한두 장면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전쟁은 무수히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아픔이다. 하지만 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도, 아니, 어쩌면 극한 상황이기에 희망의 꽃이 피기도 하고, 노래와 연극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아래 드림웍스) 픽사와 더불어 1990년대 이후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서막을 연 업체 중 하나다. 일일이 장면 하나하나를 사람이 직접 그려 만든 셀 애니메이션을 사실상 역사 저편으로 밀어버린 건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디즈니의 품으로 들어간 픽사가 지난해 으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드림웍스는 최근 2~3년 사이 , , 등 몇몇 작품들의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28일 개봉한 을 시작으로 (2017년), (2018년) 등 드림웍스가 매년 기대작
최근 개봉한 영화 와 외화 의 상상력과 전략이 발칙하다. 장르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서로 다르지만,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재는 비틀고, 메시지는 적절하게 감췄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선 . 영화는 인공지능 위성 로봇과 딸을 잃은 아빠 해관(이성민 분)이 교감하며 함께 자신의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해관은 딸의 꿈과 바람을 애써 무시한 가부장적 인물로 자신 때문에 딸이 실종됐다는 죄책감을 안고 사는 인물이다. 10년 동안 그의 행방을 찾았다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 와중에 우연히 대한민국에 불시착한 위성 로봇을 만나며
금방이라도 눈물이 또르르 떨어져 내릴 것 같은 커다란 눈과 선한 미소가 매력적인 츠마부키 사토시. 국내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2003년)의 츠네오로 분해 자신의 그런 매력을 한껏 보여주었다. 문만 열어도 축축한 외로움의 냄새가 코끝에 훅 끼쳐올 것 같은 하반신 마비 조제의 작은 방. 문을 연 그에게 모습을 드러낸 건 앙증맞게 꾸며진 가구와 아담하고 잘 정리된 집기들과 여성 소지품들이었다. 게다가 너무도 맛있는 조제 표 계란말이. 모든 것이 예상 밖인 이 공간의 모든 건 마치 아침 식사 같은 그의 밝은 기운이 꼭 이 방에 맞는 구
대중문화 중에서도 연극과 뮤지컬은 동성애에 가장 개방적이면서 상업적으로 잘 활용하는 장르이다. 동성애 코드를 활용한 극의 메시지는 대개 비슷하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 그들의 사랑도 똑같이 사랑이라는 것, 그러니 그들에게 어떤 편견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 역시 두 남자의 사랑, 두 사람의 평범함을 외친다. 하지만 이 연극은 조금 다르다. 두 동성애자가 편견과 무시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격리된 공간에서 성적 지향이 다른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다. 폐쇄된 좁은
우연을 믿고 상대를 믿고 하룻밤 가능성에 몸을 던지기에는 현실적인 위험이 너무 많다. 하루가 멀다 하고 TV 화면을 빼곡하게 채우는 각종 범죄 소식은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에게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지는 일조차 꿈의 영역으로 남긴다. 그저 남은 것은 영화뿐인데, 영화마저 이제는 편하게 보지 못하겠다는 얘기가 들린다. 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꼬시는\' 재현(유연석 분)과 \"안되는 거 참 많은\" 철벽녀 수정(문채원 분)이 부산으로 가는 열차에서 만나면서부터 시작한다. 수정은 툭하면 꺼져버리는 낡은 컴퓨터를 의리로 쓰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던 혜리의 눈시울이 순간 붉어졌다. (이하 ) 1화에 등장한 덕선이의 생일 파티 장면을 언급하면서다. \"덕선이로서도 혜리로서도 가장 중요한 신이었다\"며 애써 웃으며 설명한다. 어쨌든 드라마는 끝났고, 덕선이 역시 떠나보내야 한다. 27일 서울 성수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혜리의 눈은 붉어지거나 맑기를 반복했다. 그만큼 이 그에게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커보였다. 아이돌 가수 7년차, 연기자 생활 5년차. 혜리는 분명 이 작품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혜리가 말하는 덕선의 마음 대부분이 덕선의 사랑에 집중했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인물이 악역이라면 최근 참여한 두 영화 과 에서 이희준은 분명한 악역이었다. 전자에서 그는 전쟁통에 팔 하나를 잃은 상이군인으로 고아들을 학대하는 갈고리 사내()였고, 후자에선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국정원 직원()이었다. 시대극과 SF드라마, 뿌리가 서로 다른 이야기 안에서 누구보다 이희준의 캐릭터들은 치열했다. 이 모든 게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 그러고 보니 전작 때도 그랬다. 순박한 어부였지만 돈과 여자 앞에 광기를 드러내버린 가엾은 청년이었으니. 이처럼 열악한 삶의 조건을 이겨내고 생존하기 위해 그
국내 예능 프로에서 여성 예능인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한정돼있다. 유재석을 비롯해 신동엽, 이경규, 김구라, 전현무, 김제동 등이 진행을 볼 때 여성 연예인은 사실상 게스트로 활약하는 것에 그치곤 했다. 물론 처럼 여성이 주축인 예능 프로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프로들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게스트들 간 \'왕따설 논란\'에 휩싸이며 쓸쓸히 막을 내렸다. 시청자 호응이 적다는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남성 예능인에 비해 여성 예능인들이 장기적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펼칠 기회가 적은 건 사실이다. MBC 예능 예능 총회에서 김숙은 2
금융위원회의 영화 예매권 강매 논란을 계기로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 하에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던 \'개봉 전 예매권 사재기 마케팅\'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이게 적절한가 또는 정당한가가 논란의 핵심이다. 지난 24일 보도(금융당국, 금융사에 영화예매권 강매 정황)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25일 공식입장을 통해 \"조직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아무런 대가 없이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홍보대사로 활동해준 배우 임시완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응원해주자는 공감대로 공식 시사회에 금융위원장과 금융회사 대
이 영화, 제목부터가 낯설다. 엄연히 존재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다. \'순수한 감정\'이라는 뜻의 . 이 단어를 요즘 누가 자연스럽게 내뱉을 수 있을까. 연출을 맡은 이은희 감독이 항변한다. 26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 참석한 감독은 \"뻔뻔하고 용감한 제목\"임을 인정하면서도 \"쿨함이라는 단어 뒤에 숨지 말고 자기 감정에 솔직하자는 차원에서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에 등장하는 다섯 소년소녀들은 풋풋한 존재들이다. 전라남도 고흥의 한 마을에서 우정을 키워온 범실(도경수 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로 생애 첫 아카데미상에 도전한다. \'거장\'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함께한 이 작품에서 디카프리오는 19세기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눈앞에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처절한 복수극을 광기 어린 연기로 녹여내며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노리고 있다. 디카프리오는 데뷔 이래 총 4차례 아카데미 후보로 올랐다. 1993년 로 18세의 어린 나이에 남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됐고, 2004년 , 2006년 , 2013년 로 3차례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됐으나 모두 수상에 실
때는 2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바야흐로 1997년 겨울. 꼬꼬마 초등학생이었던 기자는 가요 프로그램을 보던 중 충격에 빠졌다. 당시 즐겨보던 방송에서는 갓 데뷔한 신인들을 소개하는 코너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여기에 등장한 S.E.S라는 걸그룹이 기자의 눈과 귀를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우와...\' 다채롭거나 화려한 매력을 가진 여인들은 아니었지만, 순백의 옷을 입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힘차게 춤을 추는 S.E.S는 다수의 소녀들에게 동경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 전에 없던 걸그룹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머지않아 변심하긴 했지만, 잠
영화 는 지난 2011년 발간된 동명의 전기를 원작으로 제작되었다. 당시 이 책은 제법 만만찮은 두께와 가격에도 불구하고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베스트셀러가 된 바 있다. 의 대니 보일 감독, 과 를 집필한 아론 소킨의 시나리오, 여기에 연기파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의 만남으로 영화 는 큰 기대를 모았지만, 평단 vs. 대중의 선택은 다소 엇갈렸다. 상업적으로는 다소 미흡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는 전기 영화, 그리고 몇 안 되는 IT 소재 영화로써 나름의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영화는 1984년, 1988년
프랑스 출신 거장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강렬한 메시지로 부산국제영화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국내외 영화인들의 지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공식 SNS 계정에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엔 개 한 마리를 무릎 위에 올려놓은 감독과 \"Don\'t Fuck with Busan IFF\"라는 문장이 함께 담겨 있다. 순화해서 해석하자면 \"부산영화제를 망치지 말라\" 정도의 뜻이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1984년 영화 로 데뷔해 (1986), (1991), (1999) 등으로 전 세계 관객
정치인과 검사, 사기꾼, 그리고 깡패들. 등장인물만 놓고 생각하면 영화 은 최근까지 유행한 한국형 액션 오락 영화나 범죄영화에 기댄 작품으로 생각하기 쉽다. 영화 초중반까지는 실제 그러하다. 특유의 거친 수사 방식으로 내외부에서 구설에 종종 올랐던 변재욱 검사(황정민 분)가 살인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면서 복수의 날을 가는 설정까지 말이다. 변재욱 검사의 감옥행은 검찰 상부와 정치인, 그리고 조직폭력배의 검은 돈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이 지점에서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한 단면을 그려낸 숱한 영화들이 이름이 스쳐가곤 한다. 영화의
\'정치인\' 유시민은 굉장히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었다. 그는 사안에 대한 논리적인 접근을 근거로, 명쾌한 해석을 내릴 줄 안다. 그런 그의 능력은 누군가에게는 톡 쏘는 사이다로 다가 왔겠지만, 직설적인 언변 탓에 여러 차례 세간의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랬던 유시민이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작가로 전업을 하더니, 작가 유시민은 정치인 유시민보다 한층 부드러워졌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를 대하는 자세도 너그러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시민의 생각까지 유해진 것은 아니다. 더 이상 정계 진출에 뜻은 없다고는 하나, 칼럼과 방송
가수 김장훈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공개 지지한 일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장훈은 지난 23일 김찬영 새누리당 예비후보(경북 구미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김 후보 지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개소식을 마친 후 25일 자신의 블로그에 \"친동생처럼 저를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시는 김장훈 형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라고 남겼다. 이 자리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김장훈의 새누리당 예비후보 지지는 대중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을
[기사 수정 : 25일 오후 5시 33분] 박원순 서울시장님께 서울 시내에 한파가 몰아치고, 총선을 앞두고 정치 시계가 재빠르게 돌아가는 와중에 박원순 시장님께 갑작스레 이렇게 글을 씁니다. 비록 시장님과 일면식도 없지만, 시장님께서 꼭 봤으면 하는 작품이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늘 관람을 권하는 건 \'뮤지컬\'입니다. 시장님께서 뮤지컬을 관람한 게 처음은 아닐 겁니다. 시장님은 지난 2011년 9월, 서울 대학로 학전그린에서 뮤지컬 를 감상했습니다.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사퇴한 후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상황이
지난 23일 새로이 시작된 OCN의 장르, 의 배경은 말 그대로 \'동네\'이다. 중앙정보부 활동 중 명령 불복종으로 수감 생활을 마친 요원 출신의 백시윤(박시후 분)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팔려서 폐점 위기에 놓인바 \'이웃\'을 사들여 동네 주점 사장 노릇을 시작한다. 그런데 말 그대로 \'동네 장사\'를 시작한 이 전직 요원, \'복수\'를 꿈꾸는 그에게, 그가 사들인 주점 \'이웃\'도, 그가 웅크리고 앉은 이 동네도 심상치 않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시작된 현실감 있는 서사 예고편 영상에서 동네 유치원 아이들 앞에서 발차기를 선보이고,
영화 (아래 )와 이 나란히 1월 넷째 주 극장가를 달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지난 22일부터 24일 주말 동안 두 작품은 각각 39만 9987명과 39만 835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 14일 개봉해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는 현재까지 151만 9333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스크린 수는 796개로 당분간 흥행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개봉해 첫 주말을 맞이한 의 누적 관객 수는 50만 1686명으로 신작 효과를 누리고 있다. 스크린 수는 854개
부산시의 이용관 집행위원장 고발에 따른 부산영화제 사태가 영화계의 공동대응 속에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지는 모습이다.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국내에서 개최되는 5개의 국제영화제들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함께 지키겠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영화계는 좌담회를 통해 향후 투쟁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부산시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강제로 내보낼 경우 적극적으로 맞서면서 작품 출품을 하지 않고 영화제를 거부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영화제를 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래 )가 뒷심을 발휘하며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미국의 영화흥행정보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닷컴\'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는 지난 주말 3일간(22~24일, 현지시각) 1600만 달러(한화 약 191억 원)을 벌며 개봉 5주 차만에 미국 흥행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25일 북미 지역에서 첫선을 보였던 는 개봉 2주 동안 단 4개의 스크린을 통해 제한 상영되었고, 1월 8일부터 확대 개봉된 바 있다. 비록 와이드 개봉 첫 주말 성적(3982만 달러)에는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액수지만 개봉 한
(아래 ) 19화·20화에 걸쳐서 선우(고경표 분)-보라(류혜영 분) 커플의 배경으로 깔렸던 음악은 \'넥스트\'의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다. 이 곡은 넥스트의 멤버였던 김영석과 신해철이 동성동본 커플들을 위로해주기 위해 만들었고, 1995년 9월에 발매된 앨범에 실려있다. 곡의 배경은 동성동본 커플들이 1995년도 5월에 헌법재판소 위헌심판을 제청했던 시대상과도 맞닿아 있다. 신해철은 1995년 연말 넥스트 콘서트에서, 동성동본 커플을 콘서트장에 초대해서 이러한 말을 남긴다. \"오늘 이 자리에는 귀한 손님이 몇 분 와 계세요.
참 쓸 돈도 많습니다. 매일 꼬박꼬박 나가는 교통비(3800원)와 식비(4700원)는 그렇다 쳐도, 저도 모르게 조금씩 쓰고 있는 통신비(1800원), 주거·수도·난방(3000원)까지. 먹고 자고 싸기만 하면 다인가요? 한 주에 영화 한 편(오락문화 2000원)은 보고, 토익 학원 등록(교육 4000원)해 스펙도 쌓아야죠. 2015년 3분기 통계청 자료에 따른 1인의 하루 치 지출입니다. 혹시 식비 항목에서 갸우뚱하셨나요? \'하루에 5000원도 안 쓴다고?\' 저 수치는 마트 가서 장 보고 쓰는 돈 \'식료품\'에만 한정되는 것이고, 외
불이 꺼진다. 갑자기 한기가 든다. 두 손으로 양어깨를 쓰다듬어 본다. 순간보다는 긴 잠깐의 시간이 멈춘 듯하다. 세상도 멈춘 듯하다. 난 이 순간이 이유 없이 두렵다. 그럴 때마다 무엇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모든 게 보이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을 배우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갑자기 어둠에 익숙한 그들이 부러워진다. 그들의 바쁜 손끝에 온 마음을 의지한다. 불이 켜져라, 불이 켜져라, 불이 켜져라. 불이 켜진다. 정지된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고 무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세상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행이다. 세상이 진짜 멈춘 건 아니
지난 19일 오후 2시, 전남 여수북카페 \'트립티\'에서 영화감상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트립티\'는 산스크리트어로 식후에 말하는 \'참 좋다\', \'맛있다\'라는 감탄사이다. 트립티는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온 유기농 커피를 맛있게 마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네팔이주노동자들이 지어준 이름이다. 차성수 전남대학교 교수가 작품해설을 맡은 영화는 상영시간이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영화였다. 하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1895년 프랑스 남부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작가 \'장 지오노\'의 말이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살아가는 것이고, 우리는
2000년대 초반은 한국영화에서 수준 높은 작품이 연이어 쏟아지던 시기였다. (류승완, 2000)을 시작으로 < 공동경비구역 JSA >박찬욱, 2000) (윤종찬, 2001) (박찬욱, 2002) (장준환, 2003) (임상수, 2003)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에 빛나는 (박찬욱, 2003) 등. 지금까지도 한국영화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영화들이 즐비한 2000년대 초반, 그중에서도 가장 평단과 관객들의 높은 지지를 얻었던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2003)이다. 이 영화는 잘 알려졌다시피 지금까지도 미제로 남아있는 \'화성연
해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한다는 것도 참 많습니다. 많은 사람의 새해 계획도 그래서 빡빡한 경우가 참 많지요. 허나 계획대로 살아내기가 어디 그리 쉽나요. 그 빡빡함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또 그 틈이 커지면서 작심삼일에 스스로 지쳐 가는 시기가 1월 요맘때쯤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인가요? 이 말이 눈에 콱 박혔습니다. \"나는 계획을 세우는 데 낯설다. 사실 나는 계획 같은 건 전혀 세워 본 적이 없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나에겐 플래너 노트도 없으며, 일기를 써 본 적도 없다. 나는 완전히 현재에 산다. 과거나
연초 개봉한 한국 멜로 영화 가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페이스북 페이지 \'메갈리아4\'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식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이후, 등 매체에서 \'성희롱 범죄를 로맨스로 포장한 영화\', \'거의 성범죄 다큐\'와 같은 제목을 붙여서 이 영화에 관해 진행 중인 여성혐오 논란을 기사화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 성희롱 범죄가 영화에선 로맨스? / \"섹스 거부한 여성은 철벽녀?... 이 영화 거의 성범죄 다큐\") 온라인상의 각종 커뮤니
이철희씨가 을 그만둔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세간의 반응은 \'이젠 도 다 됐구나\'였다. 하지만 그런 반응은 이어진 다음 패널로 유시민 전 장관이 등장한다는 소식에 눈 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과연 유시민 장관의 입담을 당해낼 \'보수적\' 인사가 누가 있을 것인가? 노파심이 지레 앞섰다. 지난 14일에 이어 21일 방영된 을 보고 있노라면, 그 우려가 말 그대로 우려였음을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이제 2회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패널로 등장한 전원책 변호사는, 이른바 \'좌파\' 유시민을 앞설 정도로 통쾌한 보수로 실시간 검색어까지 장악하는 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