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데도 이따금 쌀쌀하다. 변덕을 부리는 날씨지만, 인터뷰 날인 지난 25일은 맑았다. \'우리시대 가야금 명인\', \'창작국악의 대부\' 등 여러 수식어가 따르는 황병기(81)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를 만났다. 그는 우리 음악계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스승이다. 서울 북아현동 한 골목의 하얀 3층집. 1층엔 부인 한말숙(86)씨가 주로 지내고, 황병기는 2층에서 지낸다. 정악, 산조, 개량 가야금이 한 대씩 놓여있는 응접실이 있고, 한쪽 편에는 여러 대의 가야금이 벽에 세워져 있었다. 작은 연습방에는 악보와 함께 가야금 한 대가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