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뜨거운 사랑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열병처럼 안절부절 그리움으로 지치는 사랑이 아니면 사랑에 빠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루 스물네시간, 일년 삼백육십오일 내 몸과 마음을 떠나지 못해 행복이 불안이 되고 사랑스러움이 고뇌가 되는.. 그런 사랑만 있는 줄 알았다, 그대여. ​ 가을날 순환도로를 달리다가 알았다. 멀어져 가는 그대 목소리. 친절한 다정함. 변함없이 받아주는 그 마음에 창밖 햇살이 마주쳤을 때 내가 얼마나 그대를 그리워하는지 알았다. 내가 미처 그리움에 몸부림치지 않아도 좋을 많은 날들을 허락한 그대